겨울 한파+봄 이상기온… 진짜 비싼, 과일

입력 2011-06-27 09:40:54

올여름 과일값이 심상찮다.

지난겨울 한파와 올봄 이상기온으로 수확량이 줄었고 농가에서 재배하는 작물을 바꿔 생산지가 감소한 데다 이른 추석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7일 청과 도매법인인 ㈜효성청과에 따르면 수박은 현재 7~8㎏짜리가 1만5천900원으로 1년 전보다 38.3% 올랐으며 참외도 10㎏에 4만5천원으로 작년 대비 28.6% 상승했다. 멜론 역시 개당 8천480원으로 31.5% 비싸졌다.

포도와 복숭아값도 오름세다.

제철을 앞둔 포도는 지난겨울 한파와 올 초봄 저온 피해가 겹치면서 산지에서 출하 대기 물량이 5~10%가량 줄어든 상태. 복숭아 역시 개화기 저온으로 꽃눈에 피해가 심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효성청과 김형수 경매사는 "한파 등 이상기온과 올봄 개화기 저온 등으로 과일 생육이 부진했고 지난해 냉해로 피해를 본 농민들이 작목을 전환, 과일 재배 면적이 감소한 것이 과일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올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여름철 과일값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추석은 9월 12일로 평년보다 10~20일이나 빨라 유통업계들이 '추석용 과일 확보'에 들어가면 수요 증가로 과일값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농산 담당 상품기획자(MD)들이 돌아가면서 6월 중순부터 사과 주요 계약재배 산지인 장수, 무주 등으로 주 1회 이상 출장을 가 추석 일정에 맞춰 원하는 상품을 출하할 수 있도록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또 프리미엄 상품인 대과를 생산하기 위해 전체 과실의 80~90%를 제거해 10~20% 상품에만 영양분을 집중하도록 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구사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추석 선물로 인기가 높은 사과, 배의 경우 본격적인 수확시기가 9월 중순 이후이고 지난겨울 한파와 올봄 이상기온까지 겹쳐 작황마저 좋지 않은 탓에 미리 물량을 준비해 둬야 한다"며 "이미 일부 업체에선 선물용 과일을 차질 없이 확보하기 위해 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전국을 누비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와 배가 아닌 새로운 대체 선물세트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물량이 모자랄 경우를 대비해 기존 거래처 외에도 추가로 산지를 찾고 있다"며 "장마철에 당도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당도 관리도 엄격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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