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판세 '유승민·홍준표·원희룡' 3강 구도

입력 2011-06-25 08:23:38

막오른 全大, 판세 윤곽 드러나

마치 '나는 가수다'를 보는 듯했다. 앞선 경연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후보에게서는 약간의 여유가 느껴졌고, 탈락 위기에 놓인 후보는 '칼'을 갈고 나왔다. '국민투표단'의 표심을 놓고 7명이 겨루는 포맷도 똑같아 흥미를 더했다.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의 첫 지방 유세였던 대구경북권 비전발표회에서는 판세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초반전이어서 변화의 가능성은 있지만 일단 '유승민-홍준표-원희룡'의 3강 구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친박 진영의 지원을 업고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이날 유세를 통해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그동안의 엘리트, 학구파적인 이미지 대신 숨겨 놓았던 대중정치인 내지 투사로서의 자질을 마음껏 뽐냈기 때문이다. 앞서 연설한 홍준표 후보가 "대구 사람인 유 후보를 꼭 최고위원으로 뽑아달라"고 여유를 보인 데 대해서는 "지방 출신이라서 2등을 하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하는 임기응변력을 과시했다.

초반 레이스에서 선두를 다투는 것으로 평가받는 홍준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을 견제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한나라당의 색인 파란색이 아닌 붉은색으로 치장,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더욱이 이날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함으로써 득표력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선두권을 다투는 것으로 평가받는 원희룡 후보도 예상대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다. 7명의 후보들 가운데 조직력만큼은 가장 돋보였다는 평이다. 당권 도전을 위해 '총선 불출마'의 배수진을 친 그는 후보마다 7분으로 제한된 이날 연설에서도 '사즉생'(死卽生)을 강조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나경원 후보와 남경필 후보는 '개혁 아이콘'임을 강조했다. 나 후보는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임을 상기시키면서 '완전 국민공천제도'로 지지를 유도했고, 남 후보는 '원조 소장파' '10년 비주류'를 내세워 지지층 확산을 꾀했다. 중립 성향인 권영세 후보와 범친이계 출신인 박진 후보는 '천막당사 정신'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선두권 진입작전을 펼쳤다.

한편 한나라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7명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할 여론조사기관으로 미디어리서치와 한국갤럽, 현대리서치 등 3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여론조사기관은 모두 3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하며 조사 결과는 전당대회에서 유효득표수의 30% 비율로 반영된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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