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3일 KBS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문광위)에서 처리하기로 한 여야 합의를 백지화시킴에 따라 인상안의 회기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이날 긴급 소집된 민주당의 최고위원-문광위원 연석회의에서는 전날 합의를 놓고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이인영 최고위원 등의 질타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KBS 수신료 문제는 당의 노선과 정체성이 걸린 문제"라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지도부 협의도 거치지 않고 결정한 것은 심각한 절차상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전날 밤 트위터 글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 이중대로 전락하느냐 수권정당으로 도약하느냐의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곧이어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KBS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한 제도적 보장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송법 개정 등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는 한 모든 수단을 다해 수신료 인상을 막겠다"며 전날 합의를 번복했다. 그러면서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하지는 않겠다는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는 (최고위의) 지적도 수용하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선결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몸을 던져서라도 수신료 인상안을 저지할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KBS 수신료 인상안의 합의 처리는 불가능해졌고 한나라당 단독 처리도 민주당의 물리력 동원 저지 입장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