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라이프] 휴대전화 속의 전자지갑

입력 2011-06-23 14:35:54

휴대전화로 결제는 기본…계좌 이체까지 안전하게

최근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적용한 전자지갑 서비스가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예전에도 휴대전화 전자지갑 서비스는 일부 사용돼 오긴 했지만, 앞으로는 결제 시스템이 한결 업그레이드되면서 휴대전화 이용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벌써 전 세계 휴대폰 생산업체들과 이동통신사들이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전자지갑 서비스 기술을 선점해 보이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26일 자사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를 지갑처럼 활용해 단말기에 가져가기만 하면 금융결제가 이뤄지는 '구글월렛' 서비스를 8월 미국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월렛은 마스터카드와 시티그룹 등 5개 회사의 합작품이다. 먼저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프린트에서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넥서스S를 이용한 서비스를 시작으로, 점차 서비스 지역과 단말기를 확대해갈 예정이다.

전자지갑을 이용하면 핸드폰을 단말기에 갖다대는 것만으로도 상품을 사고, 온라인 쿠폰을 사용하고,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편리하게 이뤄진다. 전 세계 30만 개가 넘는 상점들의 계산대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고객들의 구매성향 등을 제휴사에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을 통한 전자결제는 이미 시작돼 많은 이들이 이용 중이다. 시장 규모가 2014년에는 6천4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변화를 앞두고 통신사업자, 신용카드 사업자, 유통업자들도 앞다투어 NFC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카드 이용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 전자결제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서비스와 예금 유치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 분야가 돼버린 것이다.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라

경쟁 업체들도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차기작(아이폰5 혹은 아이폰4GS)에 NFC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며,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블랙베리'를 만드는 캐나다 RIM 역시 신제품에 NFC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올 하반기에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 3대 가운데 2대에는 NFC 기능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NFC 기능을 탑재한 '넥서스S'에 이어 최근 출시한 '갤럭시S 2'에도 NFC 기능을 탑재했다. 새로 출시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NFC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구글과 협의 중이다. LG전자도 올해 하반기부터 우선적으로 외국 수출제품에 NFC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반면 기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주도해 온 국내 이동통신사들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NFC 기능을 모바일 교통카드에 적용한 '티캐시 서비스'에 나섰고, KT는 교통요금 등을 모바일 결제로 지불할 수 있는 '캐시비'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도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개시 이후인 10월쯤을 NFC 활성화 시기로 보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NFC를 이용한 결제, 뭐가 다를까?

NFC는 낯선 단어이지만, 사실 이미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사용되고 있는 서비스다. NFC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라는 전자태그의 일종인 것.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통카드를 떠올리면 쉽다. 교통카드 역시 RFID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이다. RFID는 출입통제 보안부터 하이패스까지 사용 범위가 다양하며, 각 주파수 대역별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나누어져 있는데 낮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수록 인식거리가 짧아 높은 인식률을 자랑하기 때문에 저주파일수록 고가로 책정된다.

NFC와 교통카드는 둘 다 13.56㎒의 두 번째로 낮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비접촉식 무선통신으로 10㎝가량의 다소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하지만 NFC와 교통카드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교통카드는 단순히 결제만 하는 단방향 서비스인 데 비해 NFC는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를 쓰기도 하고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결제를 할 수도 있고 계좌 이체, 명함 및 자료 교환도 가능하며 개인 인증 서비스 및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월등한 보안성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은행업무를 봐야 했는데 이 경우에는 3G나 와이파이 등 데이터망을 통해 언제든지 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염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NFC는 휴대전화 속에 저장돼 있는 카드의 개념으로 내 정보가 데이터망에 떠다닐 염려가 없다. 이 때문에 보안성 측면에서는 보다 안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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