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진의 화면은 푸른색이 지배적이다. 도시의 벽과 벽 사이로 이어지는 낯선 공간은 우수에 젖은 거리를 연상시키면서도 동네 어디에나 있을 이웃집 골목처럼 정겹다. 소박하고도 비현실적이며 서정적이다. 그것은 화법이나 규율에서 벗어난 그의 잠재의식 속의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풍경은 사진처럼 정확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스친 기억과 일상들이 긴요하게 엮이고 걸러진다. 구상과 비구상, 색면과 형태묘사, 이성과 감성 그리고 관념과 능동적 사고의 중간지점, 거기서 터져 나온 세상이다. 이러한 느낌은 빛과 그늘이 만나는 지점에서 더 뚜렷이 드러나는데, 가끔은 모순된 세상의 또 다른 표현으로도 읽혀진다.
군더더기 없이 정돈된 담백한 조형성과 서늘하고 냉랭한 푸른빛이 뿌려진 밤하늘의 달은 양분된 세상을 따스하게 품어주는 어머니의 존재 같다. 그의 어법이 이렇듯 음(陰)의 색채가 양기(陽氣)를 발함은 그의 내면으로부터 발원되는 긍정성의 기운이 아닐까. 또는 유년시절부터 가까이 했던 독서나 일기를 통한 숙련된 자기성찰의 기운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지난한 일상과 섞여 마음의 궤도를 뚫고 나온 결과일 것이다. 미술학자 서영옥
▶~7월 2일 갤러리 안 053)766-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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