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대구 원정쇼핑 지겹다"…반 "소상공인 죽으란 소리"
구미 봉곡동의 대형의류할인매장(아울렛) 입점을 두고 소상공인들과 주민들 간에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시은주택은 구미 봉곡동 산 18 일대 3만여㎡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6천400여㎡으로 아울렛을 개설해 유명브랜드 의류를 중'저가에 판매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지난달 말 구미시도시계획위원회에 아울렛 입점 안을 상정했으나 도시계획위원회는 소상공인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며 안건을 보류해 놓은 상태다.
구미'김천'상주 지역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구미시소상공인연합대책위원회는 최근 대형의류할인매장이 들어서면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며 입점 저지 궐기대회를 잇따라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구미시청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고 "자연녹지에 대형의류할인매장을 허가하는 것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행정"이라며 "구미시와 시의회는 매장 건립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봉곡동 일부 주민들은 구미시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며 아울렛 입점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구미 봉곡동 주민 100여 명은 10일에 이어 17일 오후 봉곡네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아울렛 개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주민 3천 명에게서 아울렛 개점 찬성 서명을 받았고, 이달 말까지 추가 서명을 받아 구미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 김모 씨는 "옷을 사러 대구의 아울렛 매장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아울렛 개점에 반대하는 일부 소상공인들의 반발은 집단 이기주의"라고 말했다. 주민 이후남 씨도 "봉곡동이 대형 유통시설이나 공공기관, 병원도 없는 단순 베드타운 역할을 할 뿐 상권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침체돼 있다"면서 "봉곡동뿐만 아니라 구미 전체의 편리한 쇼핑문화를 위해 대형의류할인매장 개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형세욱 시은주택 이사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동종 브랜드 제품은 취급하지 않고, 입점을 원하는 지역 상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임대하기로 했다"면서 "구미에 본사를 둔 지역법인으로 구미 발전 및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지역은 2002년 4월 광평동 이마트 구미점을 시작으로 2005년 12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동시에 진출하면서 빅3 대형마트가 수출탑을 중심으로 반경 1㎞ 내에 입점하고 있으며, 올 연말 이마트 동구미점이 구미 임수동 구미국가산업단지 제3단지 내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또 기업형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2곳, 킴스클럽마트 1곳, GS마트 2곳이 형곡동과 봉곡동 등 주거밀집지역에 입점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어 동네상권을 잠식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주민이 갈등을 빚으면서 구미시는 양측을 중재하느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양측이 갈등을 빚다 보니 시로서도 난감한 부분이 많다"며 "일단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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