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스포츠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최고의 대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손상진(62) 2011 대구대회 조직위원회 미디어국장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7번 연속 올림픽 방송 제작에 참여했다. 이는 국내 언론인으론 유일한 일이다.
1976년 KBS 공사 3기 아나운서로 입사한 손 국장은 1982년 PD로 직군을 전환한 뒤 2008년 퇴직할 때까지 스포츠 PD로만 일한 국내 스포츠 방송계의 산증인. 올림픽뿐 아니라 월드컵에도 2002년, 2006년 등 두 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1987년 로마, 1991년 도쿄, 1997년 아테네 등 세 번이나 참여, 직접 방송을 기획했다. 손 국장은 "이번엔 방송사의 PD가 아닌 대회 조직위 일원으로 대회에 참여하게 됐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2011 대구대회까지 국내에서 열린 '세계 3대 빅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경험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됐다"고 했다.
손 국장은 이러한 국제 스포츠 방송 기획의 화려한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9년 1월 대회 조직위로 스카우트돼 이번 대회와 인연을 맺게 됐다. 손 국장은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의 방송 관련 기획은 많이 했지만 스포츠 대회 조직위의 일원으로 직접 대회를 치르는 경험은 처음"이라며 "달성군 화원에서 태어나 초교 1학년 때 서울로 전학 가기 전까지 이곳에 살았던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대구에서 열리는 대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함께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국장이 맡은 일은 역시 방송, 보도 등 언론 관련 일이다. 대회를 전 세계로 방송할 주관 방송사(HB)의 국제신호제작을 지원하고 개별 방송사의 방송 지원, 대회 관련 각종 뉴스를 국내외로 알릴 취재 및 사진 등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하는 게 주 업무다. 현재는 메인프레스센터(MPC) 등 시설과 HB 제작 공간을 마련하고, 케이블'통신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힘든 점도 적잖다. 가장 큰 난관은 조직위 내부의 '방송 이해도'다. 손 국장은 "대회 조직위 내에 방송 전문인이 3명밖에 없는데다 전문 영역이다 보니 위'아래 직원들의 '방송 이해도'도 떨어져 방송 관련 일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이해시켜야 해 업무 추진이 어려웠다"고 했다.
손 국장은 육상이 비인기 종목이긴 하지만 8월이 되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확신했다. 손 국장은 "대회 한 달 전쯤 되면 국내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대회기간 동안엔 '지구촌 축제'가 될 것"이라며 "국내 선수들의 성적과 상관없이 세계 최고 선수들의 각축장이 될 대회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육상이 비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는 대회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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