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라이프] 무료 문자메시지 확산

입력 2011-06-16 13:58:27

카카오톡'아이메시지 협공…이통사 결국 '백기'

스마트폰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SMS(단문 문자메시지 서비스) 수익 보호를 위해 방어에만 급급했던 이동통신사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구나 애플이 조만간 새 운영체제 기반의 모바일 메신저 '아이메시지'(iMessage)를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통신업체 및 휴대전화 생산업체들까지도 변화를 강요당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앞으로는 통신업계에서는 무료 문자메시지 플랫폼 확보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무료 문자 서비스 봇물시대

시대적 변화 요구를 외면만 하고 있던 통신업계와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에게 치열한 전쟁을 선포한 것은 애플사다. 애플은 7일 세계개발자회의(WWDC) 기조연설에서 새 운영체제(iOS5) 기반의 모바일 메신저 '아이메시지'를 공개했다. 기존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아이메시지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끼리 무료로 메시지와 동영상 등을 무한정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카카오톡처럼 그룹 채팅도 가능하며, 상대방이 메시지를 받은 시각과 읽은 시각을 보낸 이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들어 있다. 더구나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해 보안성도 높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아이메시지 서비스는 기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운영체제를 iOS5로 업그레이드하면 자동으로 설치된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다양한 앱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 프로그램으로 설치되기 때문에 누구든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글도 무료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9일(현지시간), 구글이 최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독자 메시징 앱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국내 무료 문자메시지의 선두에는 '카카오톡'이 있다. 현재 카카오톡 가입자는 모두 1천500만 명을 넘어선 상태. 하루 4만여 건이 넘는 메시지가 카카오톡을 통해 오고가고 있다. 건당 20원씩만 계산해도 이동통신업체의 수익이 하루 8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톡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버전에 이어 블랙베리와 삼성전자용 앱도 준비 중이다.

그 뒤를 잇는 후발주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서 선보인 '마이피플'이다. 지난해 6월 출시 당시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카카오톡에는 없는 무료 음성통화(mVoIP) 기능이 추가된데다가 PC용 프로그램과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현재 이용자가 700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 측은 지하철역에 설치돼 뉴스'날씨 등을 보여주는 '디지털 뷰' 화면에 메시지를 띄울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국내 통신업체, 뒤늦은 변화 바람

그동안 이런 변화의 물결에 대해 수익 감소를 우려해 외면하기만 했던 국내 통신업체와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이통업계가 SMS 수입 감소분에 대해 정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메시지까지 가세하면 무료 문자메시지 프로그램으로 인한 수익감소는 연간 2조~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던 업계에서는 차라리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공격적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수익모델은 향후 앱을 통한 광고 등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과열되고 있는 무료 문자 서비스에서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가를 통해 우위를 점하느냐로 전략을 선회하겠다는 것.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KT다. KT는 9일 카카오톡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료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올레톡'을 선보였다.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휴대전화번호만 등록하면 가입자 간 무료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또 비가입자에게는 기존의 SMS를 이용해 유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올레톡은 무료 문자 앱에 인맥 기능과 SNS 연동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자 1인당 1개씩 제공하는 모바일 개인 홈페이지인 '폰피'를 통하면 주소록에 저장된 지인들의 인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앱을 통해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 글을 올리고 관리할 수도 있다. 개방형 커뮤니티인 카페 기능도 있어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앞서 1월 LG유플러스도 무료 문자 서비스인 '와글' 앱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별도 가입해야만 사용이 가능했다. SK텔레콤도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이달 중으로 문자'음성통화(m-VoIP)가 가능한 '네이트톡'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또 SK텔레콤은 RCS(Rich Communication Suite)라는 GSMA 표준을 바탕으로 아예 스마트폰에 메시징 기능을 내장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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