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서 한인 디자이너들 재능 펼치게 도와주세요"
"1992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멕시코의 저가 의류 제품이 들어오면서 지금까지 한인 봉제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뉴욕 패션사업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젊은 한인 디자이너들이 경제적 이유로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경우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죠."
15일 곽우천(54) 대뉴욕지구한인봉제협회(이하 한인봉제협회) 회장이 경상북도와 대구 패션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방문 목적은 뉴욕 거주 한국동포재단 지원금 요청 사업의 설명을 위해서이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한인봉제협회는 그간 뉴욕 일원 유명패션스쿨에서 공부하는 젊은 패션디자이너를 위한 장학생 선발사업을 해왔고, 2008년부터는 패션 인재 육성 발굴을 목적으로 한 패션 장학생 선발대회도 열어왔으나 협회의 심각한 재정난 탓에 장학기금과 선발대회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
한인봉제협회는 NAFTA 이전엔 500여 회원이었던 게 현재는 100여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뉴욕 유명 패션스쿨을 졸업하는 젊은 한인 디자이너들도 300~5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올해로 4회째 행사를 치른 패션장학생선발대회는 매회 1만2천500달러의 장학금을 수여하게 됩니다. 대회가 한인 패션 유망주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죠. 장학기금은 협회회원들이 골프대회를 열어 조성합니다."
실제로 한인봉제협회는 패션 장학생 선발대회를 통해 차세대 유망 한인 디자이너 발굴과 각종 패션 관련 정보 교류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가 연속성을 갖지 못한다면 유망 한인 디자이너 인재 발굴 채널이 없어질 뿐 아니라 디자인 인력의 네트워크가 없어져 향후 패션 R&D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
"협회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재능을 계속 펼 수 있게 해주고 싶습니다. 섬유·패션의 메카 대구·경북이 도와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때마침 뉴욕시도 올해 안에 전 세계적 패션거리인 7번가를 중심으로 1억2천만달러를 들여 패션특구를 만들 계획이다. 이에 곽 회장은 만일 대구와 뉴욕의 젊은 한인 디자이너들이 상호 패션쇼를 통해 세계적 의류 흐름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내대봤다. 또한 패션특구에 대구지역 원단업체들의 상설 샘플 룸을 갖춘다면 홍보효과도 클 것이라고 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대구·경북의 섬유 및 패션 노하우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구·경북의 자치단체가 동포재단에 지원을 해준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한인봉제협회는 뉴욕 거주 한인 의류생산공장 업주들을 위한 비영리단체로 현재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인단체 중 한 곳이다. 협회 측은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들을 많이 발굴하게 되면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 내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트레이드 쇼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선발된 장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실무경험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수익 원천으로 삼아 다시 장학재원으로 지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특히 대구의 많은 패션 관계자들의 관심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뉴욕은 패션에 관한 한 기회의 땅이기도 합니다. 대구의 많은 패션 및 섬유업 관계자들이 관심을 기울일 곳입니다."
곽 회장은 충남 금산이 고향으로 1985년 도미해 1991년부터 봉제업에 뛰어들어 직원 70여 명의 의류생산업체 이노패션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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