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부산은 대립이 아닌 상생 관계

입력 2011-06-14 10:51:32

15일 오후 김범일 대구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이 부산시청에서 만난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협조를 위해 대구시가 요청한 만남이다. 대구와 부산은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 협력에 관한 협약도 맺는다. 대구시로서는 인천, 서울에 이은 세 번째 협약이다.

지난 2년여 동안 대구와 부산은 신공항 유치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 경쟁에서 두 도시는 모두 패배했다. 이는 양측 모두에게 잘못이 있었던 탓이다. 서로 앞만 보고 달린 탓에 수도권 중심 정권의 논리를 깨지 못했다. 서울 언론을 앞세운 지방의 국제공항 무용론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두 도시 시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기고 서로 원망하게 돼, 공항 유치 실패보다 더 나쁜 결과를 낳았다.

이 결과에는 두 도시 수장의 책임도 적지 않다. 유치전이 과열하면서 정부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이를 대비하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방 흠집 내기에 집착해 국책 사업 유치가 경쟁이 아닌 대립으로 변질하기도 했다. 경과야 어찌 됐든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만남도 없었다. 이는 영남 지역 내 남북갈등으로 비치면서 정부의 신공항 무산 결론의 한 빌미가 됐다.

대구와 부산은 지리적, 역사적으로 선의의 경쟁에 바탕한 상생 관계이지 대립 관계가 아니다. 또 대립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신공항 유치 실패에서도 잘 드러났다. 앙금이야 아직 남아 있겠지만, 과거의 일은 묻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만남은 두 도시가 상생의 관계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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