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경관 망치는 도산대교 옮겨라"

입력 2011-06-14 09:54:12

부포리-분천리 다리 추진, 시사단 등 문화유적 산재

도산서원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시사단 풍광.
도산서원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시사단 풍광.

안동시가 최근 도산서원 앞을 지나는 낙동강을 가로질러 도산대교를 건립할 방침을 밝히면서 안동팔경의 하나인 도산서원(陶山明月) 경관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안동팔경 중 지금까지 옛 경관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은 7경인 하회마을(河回淸風)과 8경인 도산서원(陶山明月) 두 곳뿐이다.

안동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2013년까지 480억원을 투입해 안동시 예안면 부포리~도산면 분천리를 잇는 3.8㎞에 이르는 지방도 935호선과 986m 길이의 도산대교를 건설할 방침을 밝혔다.

도산대교는 도산면 의촌리와 섬촌마을, 예안면 부포리 등 2개면 9개 마을 주민 1천100여 명이 지난 1976년 안동댐 준공으로 도로가 수몰돼 끊기면서 주민통행과 농산물 수송을 위해 60㎞를 돌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는 등 지역 불균형 개발과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도산대교 건설 지점이 도산서원과 시사단(試士壇'조선시대 영남지역의 과거시험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높은 단)에서 불과 1㎞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도산서원 보호구역 경관을 크게 훼손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안동지역 유림단체들은 도산대교를 도산서원 조망권을 벗어나 하류로 4㎞ 정도 떨어진 지방도 202호선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산대교 입지는 ▷부포선착장이 있어 예안면 부포리 등 주민들이 평소에 뱃길로 이용 ▷월천서당과 한국국학진흥원, 오천유적지 등 가까운 곳에 문화유적지 산재 ▷100만㎡ 규모의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 예정부지와 연결되는 점 등을 감안해 옮겨야 한다는 것.

지역 유림단체 한 관계자는 "안동에는 선어대, 귀례정, 임청각, 서악사, 연미사, 학가산,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경관이 뛰어난 8경이 있으나 대부분 개발로 훼손됐다"며 "도산서원 앞을 흐르는 낙동강을 가로질러 다리를 건설할 경우 도산서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망치게 되기 때문에 건립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10년 전 도산대교를 처음 계획했을 당시에는 유림단체들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부포선착장과 월천을 잇는 뱃길이었는데, 다리와 연결되는 지방도 가설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지금의 지점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도산대교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관광, 경관 교량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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