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농촌 희망찾기] 농어업이 대구경북을 살린다

입력 2011-06-14 07:53:35

필자는 침체된 대구와 경북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농어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가적 과제인 도농 간 균형발전뿐 아니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농어업 활성화가 필요하다. 전문기관의 연구결과도 대구는 사회복지, 음식'숙박, 육상 운송업에서, 경북은 농림어업과 광공업에서 높은 고용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구의 산업지원서비스업과 경북의 녹색농업타운, 슬로푸드밸리, 산'강'바다 활용, 관광과 문화 등을 연계한 농식품산업을 발전시키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향상으로 대구와 경북이 윈-윈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2008년 9월 발표된 5대 광역경제권개발계획에도 대경권은 환동해권 에너지벨트와 내륙 IT융복합 클러스터 형성, 그리고 역사와 전통 문화유산에 기반한 세계수준의 관광벨트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농어업이 대구경북 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이유는, 첫째 대구경북지역 농업의 중요성 때문이다. 경북농업은 대한민국농업의 뿌리이다. 전국 농가인구의 15%, 경지면적의 16%, 축산물생산량의 18%를 경북이 차지한다. 고을마다 특색 있는 전통문화가 있고, 동해안은 수산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대구시에도 4만7천여 명의 농업인이 있으며 종자, 비료, 자재, 농기계, 농산물 도소매시장, 식당과 외식 등 농어업 관련 전후방 연관산업은 지역경제에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도시민의 뿌리는 농촌이며, 농업인의 마음은 민심과 연결된다. 농어업인과 관련 종사자들이 만들어 내는 농심이 민심과 직결되고, 민심은 국민여론을 형성한다.

둘째, 도시민들의 귀농'귀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만여 명의 귀농'귀촌이 이루어졌고 이중 경북이 2천500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귀농하는 도시민이 가지고 있는 각종 재능, 기술, 자금,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농촌생활에 접목하여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같이 닷새는 도시, 이틀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이른바 "5都 2村" 생활패턴도 늘어난다. 평균수명 증대와 베이비붐 세대 은퇴, 건강중시 등 새로운 생활방식이 귀농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농촌공간이 농민의 일터에서 국민의 휴양과 삶터로 전환되는 것이며, 바야흐로 '국민농업'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국민농업시대에 농어업 활성화는 지역경제 발전과 직결된다.

셋째, 최근 도시농업이 각광받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중있게 추진되는 대안이 도시농업이다. 도시의 빈터나 건물 옥상, 자투리땅 등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는 도시농업은 일본의 시민농원, 영국의 얼랏먼트, 캐나다의 커뮤니티 가든,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등 선진 여러 나라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옥상농원이나 도시텃밭 등 도시농업은 자연생태계 회복, 열섬현상 방지, 대기정화, 도시혼잡 비용 감소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 나아가 청소년 인성 함양, 일거리 마련, 소통 원활화, 공동체의식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경제 효과를 창출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나간다.

넷째, 농업의 범위와 영역이 종자, 땅, 물, 햇빛을 사용하여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전통농업을 넘어 새로운 식의약소재, 곤충산업, 경관산업으로 확대되고, 첨단 융복합산업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농업은 이미 로봇과 LED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고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문화기술 등 첨단 기술과 융복합하고 있다.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연구성과가 유전공학 등 새로운 농산업 영역과 접목할 때 많은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낼 수 있다. 누에고치에서 인공고막을 생산하고 인공뼈 개발도 조만간 이루어진다. 도시 한가운데 빌딩에서 농사를 짓는 이른바 수직형빌딩농장(Vertical Farm)도 가까이 와 있다. 수직농장 개념을 정립한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딕슨 데포미에 교수는 30층 규모의 빌딩농장 하나가 5만 명의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금호강 한복판에 100층 규모의 거대한 수직형빌딩농장을 지으면 20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꿈 같은 소리로 들릴지 모르나, 국내 대기업이 깊숙한 연구를 하고 있고, 이미 서울 근교 빌딩에서 농사를 짓는 기업도 있다.

선진국 지도자들도 농업이 신성장동력을 포함하는 미래 유망 산업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농업이 도전을 겪는 동시에 막대한 경제적 기회 앞에 서 있다고 하고,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농업이 과거 향수의 표현이 아니라 중요한 성공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대구경북은 나라가 어려울 때 중심을 잡은 지역이다. 근대화'산업화의 초석을 놓은 지역이기도 하다.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이 하나가 되는 '대경불이'(大慶不二) 정신도 농촌과 도시가 하나라는 '농도불이'(農都不二)와 맥을 같이 한다. 활기차고 지속가능한 대구경북지역을 만들기 위해 농어업을 활성화시키자.

김재수(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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