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 차례 수해… 북구청, 제진기 1대 추가
"올해 장마에는 평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다는데 큰 일이야."
10일 오전 대구 북구 노곡마을. 지난해 두 번이나 물난리를 겪은 노곡동 주민들은 이달 중순부터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나오자 또다시'수마'(水魔)가 마을을 덮칠지 않을까 걱정부터 했다.
마을 초입에는 작년 물난리 때 제역할을 못했던 제진기가 추가로 설치됐지만 마을 정자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주민들은 제진기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봤다.
한 주민은"저거(제진기) 때문에 작년에 두 번이나 물난리가 났어.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마을을 떠났고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은 여전히 지난해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구 북구청은 배수펌프장 시설보완 공사를 끝냈다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곳 한 주민은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었던 카센터가 올 봄에 이웃마을인 매천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은 주민들도 올해 수해가 반복된다면 이곳을 많이 떠날 것"이라고 했다. 6년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손정희(49'여) 씨는 "얼마 전 봄비가 많이 내렸을 때 마을이 또 잠길까봐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 "비가 내릴 때마다 불안한데 여름장마에 집이 잠긴다면 다른 동네로 이사 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입구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종술(72'여) 씨는"작년에 450만원 주고 가게 냉장고를 샀는데 물에 잠기는 바람에 한 달도 못써고 버렸다. 또다시 가게에 물이 차면 앞으로 여기서는 더 못 산다"며 지난해 수해 악몽을 떠올렸다.
분식점을 운영하다 물난리를 당한 한 주민(44'여)은 얼마 전 가게방에 에어컨을 들였다. 무더위 탓에 어쩔 수 없이 설치했지만 장롱은 절대 가져오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또 물이 들어오면 어쩝니까. 마을 위쪽에 나무와 숲이 많아 제진기가 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이에 대해 북구청은 배수펌프장 시설을 보완했기 때문에 올 여름은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구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공사비 12억3천800만원을 들여 직관로 배수로(50m)와 수문 2개를 만들었고, 원래 2대였던 제진기를 1대 더 설치했다. 지난해 노곡동 침수 원인이 터널 고지 배수로와 유수지를 만들지 않은 채 게이트 펌프와 제진기를 설치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때문.
북구청 건설과 관계자는"직관로 배수로가 생겼기 때문에 마을 위쪽에서 내려오는 물이 금호강으로 바로 빠져나가게 되며, 비가 많이 와 역류할 때는 수문을 열어 마을에 물이 유입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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