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는 무엇인가?
박테리아(세균)는 생물의 주요 분류군으로 대부분 원핵생물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도처에 있다. 요즘 사용되는 용어로 '유비퀴터스'(ubiquitous)하다고 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우리 몸에 존재하는 많은 세균을 '정상세균무리'(normal flora)라고 부르며, 이는 병원성균이 자리 잡아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등 유익한 면을 제공하고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세균은 병원성균과 비병원성균으로 나뉜다. 그러나 비병원성균도 상황과 사람의 면역상태에 따라 병원성균이 되기도 한다. 많은 세균이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 사람의 몸은 발열 및 국소 감염(부종, 고름 등) 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열성질환(몸에 열이 나는 경우) 세균 감염인지 아닌지를 주로 찾게 된다.
◆항생제가 있는데도 두려운 이유는?
항생제는 처음 페니실린의 발견과 세계대전을 통한 페니실린의 대량 생산으로 인해 인류 기적의 치료제로 알려졌다. 항생제는 인간의 평균 수명을 20세에서 80세로 만드는 데 기여한 인류의 3대 발명(상하수도, 백신, 항생제) 중 하나이다. 그러나 항생제를 비롯한 의료 발전은 사람을 영원히 살리는 것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좀 더 감염되기 쉬운 사람들을 만들기도 하는 셈이다.
감염병은 의료가 발전할수록 이렇게 더 큰 문제로 발생한다. 인플루엔자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 질환, 항생제 내성균의 유행, 새로운 균의 출현 등이 문제가 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슈퍼 박테리아'는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다제내성균(여러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라든지, 새로운 특정 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인류가 암은 정복할지 몰라도 세균은 정복할 수 없을 것이다. 종류도 워낙 다양하고, 계속 변종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장출혈성 대장균이 두려운 이유는?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병원성 대장균은 'E. coli O104:H4'이다. 과거에도 이런 장출혈성대장균(EHEC)이 있었다. 'E. coli O157:H7', 즉 O-157로 불렸던 균이다. 여기에서 O, H는 혈청반응의 종류로 대장균 표면의 생체분자의 구조(O는 지질다당류, H는 편모)를 항원으로 해 형성되는 항체에 따라 이름 지어진다. 대장균은 '시가독소'(Shiga toxin)라는 독소를 만들어 내서 감염자 중 약 6~9%에서 용혈성 요독증을 합병한다. 용혈성 요독증은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급성 신부전이 3대 주 징후이다. 급성신부전과 산혈증(산성화되는 혈액) 등이 사망을 야기하는 최후의 주된 원인이 된다.
◆증상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설사(특히 혈변)와 더불어 용혈성 요독증을 진단받은 경우 적극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급성 신부전에 대한 치료가 증상과 징후, 검사소견 등에 따라 필요할 것이다. 현대 의학에서 신부전에 대한 적극적 치료는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주의할 점으로, 지사제 사용은 독소의 흡수를 조장해 전신 합병증을 유도할 위험이 커지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급성신부전에서 회복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후유증은 없다. 드문 경우 만성신부전으로의 이행, 출혈에 따른 합병증을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국내 유입과 대규모 확산은 가능성이 극히 낮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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