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5번째 보직, 국민에 다가가는 브리핑…소통 창구 역할에 주목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김두우 신임 청와대 홍보수석(54)은 간결한 한마디로 취임 소감을 대신했다.
기획관리실장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그림자 실세'로 통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일정 관리와 연설문 작성에서부터 신공항과 LH공사, 과학비지니스벨트 등의 국책사업 등의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조율은 물론이고 청와대 내부의 다양한 일에 관여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쌓았다.
그는 대선캠프 출신도, 고려대 동문도 아니고, 소망교회도 다니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함께 일하자'며 제의, 정무 2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정무기획비서관, 메시지기획관을 거쳐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그에게 홍보수석 자리는 청와대에서 받은 5번째 보직이다.
이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이나 대선캠프나 인수위원회 출신도 아닌 그가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청와대 한 핵심인사는 "김 수석이 현안을 꿰뚫어 보는 분석력과 해법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일처리가 치밀한데다 대통령의 연설을 담당하면서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수석은 이와 관련, "대통령께서 과분할 정도로 신뢰를 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이 청와대 참모의 기본적인 자세라며 겸손해했다.
이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보내는 신뢰는 '무한대'라고 할 정도다. 지난 해 말 청와대 참모진과의 부부 동반 만찬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김 수석을 가리키면서 "김두우 실장은 대단히 훌륭한 인물이다. 앞으로 큰 일을 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칭찬한 일화도 유명하다. 집권 초기 캠프 출신인 박영준 전 지경부 2차관이 '왕실장'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김 수석이 '왕수석'으로 자리를 굳힌 것이다.
지난 3월 신공항 백지화 발표로 대구경북지역 민심이 최악으로 치닫자 권재진 민정수석과 함께 대구를 직접 찾아 나서고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를 청와대로 초청, 설득에 나서고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도 사실상 김 수석이 내놓은 해법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홍보수석에 취임하자마자 청와대의 브리핑 시스템을 국민에게 다가가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홍보수석과 대변인이 브리핑을 도맡아 왔지만 앞으로는 각각의 정책 현안에 대해서는 해당 비서관이 직접 설명하는 '책임 브리핑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홍보수석과 대변인 등 홍보라인은 대통령의 공식발언과 행보, 국정운영 구상 등에 대한 브리핑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에서 진행되는 회의도 최대한 언론에 공개하고 한나라당과의 협의와 소통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그는 경북고를 졸업, 구미보다는 대구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았다. 홍보수석에 발탁되기 전 그는 "대통령께서 (총선에) 나가라고 먼저 놔주기 전에 총선에 나가겠다며 청와대를 떠나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결국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함께 할 '순장조'(殉葬組)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한 달여 전 이 대통령이 홍보수석직을 제의했을 때 정중하게 고사한 것도 따지고 보면 총선에 미련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후문도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다시 그를 불러 "당신밖에 없다"며 간곡하게 요청하자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중앙일보에 입사, 정치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내는 등 24년 동안 주로 정치부와 사회부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보도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그가 홍보라인의 전면에 서게 된 것이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친정체제' 구축용이 아니라 청와대가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될 지 여부는 김 수석에게 달려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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