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色 연극 4色 감동…소극장 개막작 4편

입력 2011-06-09 07:51:03

더 백(The BAG)
더 백(The BAG)
그리움을 위하여
그리움을 위하여
속살
속살
동행
동행

'색깔 있는' 연극 4편이 10일 일제히 무대에 오른다. 25일 젊은연극제를 앞두고 대구의 소극장들이 작품성과 실험성을 갖춘 연극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 특히 이번에 공연되는 연극 중에서는 '피지컬 시어터'(physical theater)나 '낭독극' 등 새로운 형식의 연극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무대 공연을 접하고자 하는 연극 마니아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더 백(The BAG)

연극 '더 백'은 대구에서 처음 시도되는 '피지컬 시어터'라는 형식을 갖고 있다. 별다른 무대 소품이 없고 모든 것을 몸으로 표현한다. 그런 와중에 관객에게 상징적인 그림을 영상으로 짧게 표출한다. 배우들은 중간에 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음악과 영상, 연기, 움직임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 선물세트'다. 이 작품 음악을 맡은 윤정인(극단 맥 시어터 대표) 감독은 "관객에게 고민할 수 있는 소스를 하나 더 주는 셈이다. 공연이 역동적이면서도 기존에 흔하지 않은 형식으로 신선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0일부터 1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소공연장)에서 공연되는 '더 백'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소재가 가방이다. 윤 감독은 "사람들은 가방에 많은 것을 담고 싶어하지만 무겁고 한계가 있다. 차라리 가방을 비우고 던져버리면 삶이 가벼워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공연은 가방을 소재로 4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지난해 6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가방을 던져라'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펼쳤고 올해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에서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관람 연령이 18세 이상이다. 문의:봉산문화회관 053)661-3081.

◆그리움을 위하여

'극단 사랑'의 연극 '그리움을 위하여'는 배우가 읽어주는 공연이다. 극단 사랑 신도환 대표는 "낭독극이라 기존 연극적 형식과는 다르며 대구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표정과 움직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고 읽어주는 낭독자가 된다. 간혹 연기가 양념처럼 들어가지만 공연의 주된 흐름은 낭독이다.

이 공연은 올해 벽두 타계한 고(故) 박완서 작가의 '그리움을 위하여'라는 동명 소설을 각색했다. 2001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배우들이 낭독하면서 작가를 기리고 추모하면서 작가 박완서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소설 '그리움을 위하여'는 유복한 마나님과 그녀가 마음대로 부려 먹는 가난한 사촌 동생이 70세 먹은 할아버지 어부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언니 동생 간의 대화체 작품이다. 10일부터 18일까지 송죽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특히 공연 기간 중인 12일 오후 6시와 17일 오전 11시에 농아인을 위한 특별 수화 공연도 진행된다. 문의:극단 사랑 053) 295-7897.

◆속살

서울의 최고 극단 '골목길'이 대구 남구 대명동을 찾아 연극 '속살'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극단 한울림이 서울 극단과의 작품'단원 교류라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는 "배우들이 별다른 출연료를 받지 않는 등 단순한 공연장 대여가 아니며 앞으로도 이러한 교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극단 골목길은 내놓는 작품마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며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극작'연출가 박근형 대표의 극단이다.

이번 작품은 제23회 거창국제연극제와 제11회 밀양여름연극축제에 참가한 연극으로 4명의 남성 친구들이 등장해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인간의 내면적 측면을 다루었다. 극단 골목길의 신진여성 연출가 이은준 씨가 직접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면서 여성 특유의 감동을 더하는 작품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10일부터 19일까지 한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극단 한울림 053)246-2925.

◆동행

연극 '동행'은 이 시대 소외받는 50대 이상의 시어머니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진 30대 며느리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고부간의 의미는 무엇이고 같은 여성으로서 함께 가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결혼 4년째인 지영은 남편 영진과 부부싸움을 하고 오랜만에 혼자만의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지영의 임신을 위해 한약을 사들고 집에 온다. 시어머니 월례가 집에 있게 되면서 일상에서 둘은 부딪치게 되고 아들을 사이에 두고 둘의 갈등은 심화한다. 하지만 지영이 손찌검당한 날 월례는 자신의 시집살이 이야기를 하며 지영을 위로하게 된다.

이 작품을 공연하는 극단 가인은 1992년 창단해 소외된 우리 이웃과 더불어 사는 연극을 지향하며 공연을 창작, 제작하는 전문연극 단체다. 10일부터 19일까지 소극장 예전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문의:예전아트홀 053)424-9426.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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