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구자철 나란히 골…수문장 정성룡도 '선방쇼'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최강'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구자철의 결승골로 극적인 2대1 승리를 거두고 세르비아전(2대1 승)에 이어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전반 10분 기성용의 오른쪽 코너킥을 지동원이 멋진 헤딩 슈팅으로 연결, 선제골을 뽑으며 '1.5'군이 출전한 가나에 손쉬운 승리를 얻는 듯했다. 그러나 가나는 역시 아프리카 강호였다. 실점 후 전열을 가다듬은 가나는 개인기와 힘을 앞세워 경기 주도권을 잡았고, 거세게 몰아붙이며 한국 골문을 줄기차게 위협했다. 특히 한국 수비를 농락하듯 문전을 파고드는 아사모아 기안과 설리 문타리의 콤비 플레이는 돋보였다. 한국은 가나의 저돌적인 축구에 눌려 패스 미스와 한 템포 늦은 볼 처리 등으로 자주 공을 뺏기면서 역습 위기를 자초하는 등 가나의 파상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한국엔 '수문장' 정성룡이 있었다. 정성룡은 전반 15분 가나의 A매치 득점 1위인 기안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실점 위기 때마다 '선방 쇼'를 펼쳐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정성룡은 슈팅 방어는 물론 빠른 판단으로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앞으로 달려 나와 공을 차내고 막는 등 슈팅을 사전 봉쇄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40분이 지나면서 공격력을 회복했다. 이용래의 중거리 슛이 살짝 빗나가고 전반 42분엔 상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그대로 차올린 기성용의 롱 킥이 골대 위 그물에 얹혀 아깝게 득점에 실패했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큰 도움이 됐다.
후반 들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후반 15분 박주영이 패스를 받은 뒤 돌아서 기습적인 중거리 강슛을 날렸지만 오른쪽 위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결혼 축포'를 쏘는 데 아쉽게 실패했다. 찬스 뒤 위기가 찾아왔고, 후반 17분 결국 기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역습에 이은 문타리의 스루패스에 한국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동점골 허용 후 한국은 조직력을 재정비하고 집중력을 높여 경기를 지배했고, 후반 추가시간에 기어이 작품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남태희가 올린 크로스가 자로 잰 듯 골대 왼쪽에 있던 지동원의 머리로 향했고, 헤딩한 공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후반 교체된 구자철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갖다 대 결승골을 뽑아냈다. 지동원은 이날 한국의 첫 슈팅을 시작으로,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박지성 후계자'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한국은 이날 가나와의 경기에서 평가전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발휘하며 결국 승리를 쟁취하는 등 '평가전 1승 이상'의 소중한 수확을 올렸다. 그러나 가나의 역습과 공간 침투 패스 등에 허둥지둥하며 혼쭐이 난 '포백 수비 라인' 점검이라는 숙제도 남겼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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