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능' 예고… 수험생, 논술 부담 늘었다

입력 2011-06-06 10:22:51

'영역별 만점자 1%', 'EBS연계율 70%' 등 교육과학기술부의 '쉬운 수능' 방침대로 이달 2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가 상당히 쉽게 출제되면서 논술 등 대학별 고사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과부 방침대로 '쉬운 수능'이 돼 변별력이 떨어지면 논술 시험이 목표하는 대학의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는 '물 수능' 논란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EBS 교재에 실린 문제 상당수가 거의 그대로 출제되면서 영역별 만점자가 크게 늘었다.

대구 A고교 교사는 "이번 시험을 친 3학년 400명 중 언어 영역에서만 90점을 넘는 학생이 160명가량 된다"며 "시험이 이렇게 쉽게 출제될 경우 진학지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대구 B고 교사는 "가채점 결과 평소 만점을 받지 못하던 아이들도 대거 만점을 받으면서 1등급이 4%가 아니라 6~7%까지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재수 종합학원에선 만점자가 쏟아졌다. 대구 송원학원이 3일 학원 수강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을 가채점해보니 영역별 만점자는 당초 교과부가 밝힌 1%를 훨씬 넘어섰다. 2천 명이 응시한 언어는 6.7%, 외국어는 3%, 수리 가'나(합산)는 12.3%로 집계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에서 난이도가 조정된다 하더라도, 11월 본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경우 논술의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영식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쉬운 수능에선 실력이 아니라 실수가 점수(등급)를 좌우한다"며 "평소 안정적으로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 수능우선선발 전형으로 상위권 대학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학생들이 제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학생들이 논술 반영 비율이 높은 수시 일반 전형으로 몰릴 경우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

실제 이번 6월 모의평가 직후 서울 대치동 등의 논술학원가에는 상담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빨라도 여름방학이나 수능을 끝내고 논술을 준비하던 예년과는 다른 흐름이 펼쳐지고 있다. 수험생들은 수능에 논술까지 대비해야 하는 부담이 늘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수도권 상위권 대학의 논술 비중 축소, 경북대 논술 폐지 등에도 불구하고 수능 변별력 약화에 따라 논술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각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들은 반드시 풀어보고, 각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모의논술 문제도 다뤄보는 것이 확실한 논술 대비법"이라고 소개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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