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웃음으로 무명생활 떨치고 인생역전 성공했지요"

입력 2011-06-04 08:00:00

탤런트 전원주씨 '영원한 2등 인생은 없다' 강연

2일 영천시민회관에서 강연을 앞두고 활짝 웃고 있는 전원주 씨.
2일 영천시민회관에서 강연을 앞두고 활짝 웃고 있는 전원주 씨.

"하하하…, 통쾌한 웃음 한 방으로 30년 식모 연기의 설움을 날려버리고 운명마저 바꿨지요."

탤런트 전원주(72) 씨가 영천시의 초청으로 2일 영천시민회관에서 시민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영원한 2등 인생은 없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50년 연기생활 중 30년간 가정부 역을 주로 맡았다는 전 씨는 "시장 아줌마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연구한 끝에 웃음의 비법을 깨달았다"며 "한바탕 웃음으로 무명생활을 떨쳐내고 인생역전에 성공했다"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1'4후퇴 때 초등학교 5학년으로 월남한 전 씨는 당시 인천에서 어머니가 노점을 하자 3년간 공부도 못 하고 밥도 짓고 빨래를 하며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했다. 이때 많이 울고 중얼거려 별명이 '전울보' '전중얼'이라고 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전 씨의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했지만 이후 동대문시장에서 비단 장사로 돈을 많이 벌어 딸을 대학까지 보냈다고 한다.

전 씨는 "어머니를 보고 노력하며 힘들게 땀 흘린 사람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교사로 근무할 당시 키가 작고 대학교복을 입어 학생들과 함께 지도교사로부터 벌을 받은 일화도 소개했다.

전 씨는 "150㎝의 작은 키에 얼굴도 못생겼지만 꾀꼬리 같은 고운 목소리를 타고나 동아방송 성우 1기에 당당히 합격했다"고 한다.

얼굴 위주로 성우를 뽑아가던 1970년대 TV 시절 초기에 전 씨는 "연출자들이 언제 부를지 몰라 긴장 속에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성우실 문앞에서 기다리다가 '청춘극장'에 가정부 역으로 뽑혔다"며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

이후 연기생활 대부분을 가정부 역할만 맡고 변변치 못한 수입에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 대본만은 완벽히 외워 연출자들에게 소문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줬다고 한다.

전 씨는 "신혼생활을 5만원짜리 사글세 연탄방에서 시작해 끼니를 굶을 정도로 어려웠다"며 "아이를 낳은 뒤 어머니가 집을 사주고 땅도 물려줬다"고 회고했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로 개성 있는 역할을 도맡아 운명을 바꿨다는 전 씨는 "힘들고 어려울 때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생활할 것을 주문했다.

남편도 경상도 출신이라는 전 씨는 "영천시민들이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많이 나와 반겨줘 고맙다"며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해 영천의 도약을 앞당겨줄 것"을 당부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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