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어 퓨 굿 맨' 4일 오후 11시

입력 2011-06-04 08:00:00

애론 솔킨의 동명 브로드웨이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 연극은 1989년 초연된 이래 2년여에 걸쳐 497회나 무대에 올려졌다. 영화는 일종의 기합인 '코드레드'를 당하던 중 사망한 산티아고 일병의 사망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를 놓고 벌이는 법정공방을 담고 있다.

쿠바의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서 산티아고 일병이 도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즉각 워싱턴에 보고되고, 가해자 측 변호사로 신참 군법무관인 데니얼 캐피 중위(톰 크루즈 분)가 임명된다. 캐피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전 법무장관 아버지를 둔 촉망받는 인재이지만, 임관된 뒤 9달 동안 44건의 사건을 검사 측과 협상해서 마무리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은 없고 야구에만 빠져 지내는 인물. 캐피와 함께 변호를 맡은 갤로웨이 소령(데미 무어 분)은 매번 캐피와 충돌하며 엄정한 변호를 촉구하고, 결국 캐피도 사건의 배후에 뭔가 있음을 직감하고 검사 측의 협상안을 거절하고 본격적인 변호에 나선다.

도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은 자신들의 직속상관인 켄드릭 중위(키퍼 서덜랜드 분)의 명령을 받고 산티아고 일병에게 코드레드, 즉 기합을 주다가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지만, 켄드릭이나 관타나모 기지의 사령관 제셉 대령(잭 니콜슨 분)은 자신이 코드레드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도슨 상병과 다우니 일병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 캐피와 갤로웨이는 사건의 배후를 집요하게 추적하지만 제셉 대령은 관련된 공문서를 모두 조작해서 증거를 인멸하고 캐피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게다가 제셉 대령이 코드레드를 발동했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증명해줄 수 있는 마킨슨 중령마저 권총으로 자살하자 캐피는 좌절하는데….

미 해병대는 모든 해병대원은 일반 군인 이상으로 특별하다는 신념 때문에 해병대 내에서는 별도의 특수부대를 조직하지 않을 정도이며, 소수정예를 의미하는 'A Few Good Men'을 구호로 사용할 정도로 자존심 강한 집단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명예는 목숨보다 소중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런 자존심이 손쉽게 오만으로 왜곡되곤 한다. 제셉 대령이 극명하게 보여주는 왜곡된 조직논리는 이를 무의식적으로 추종하는 병사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영향을 끼치는지 영화를 통해 사실적으로 입증된다. 잭 니콜슨은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제셉 대령 역할로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1992)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38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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