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시장 '청약시대' 다시 열리나

입력 2011-06-03 10:42:48

삼정 오픈 첫날 1만여명 북새통…분양시장 훈풍

침체됐던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일 달서구 감삼동
침체됐던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오랜만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일 달서구 감삼동 '삼정브리티시 용산' 모델하우스가 문을 연 첫날 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청약 통장이 없으면 분양받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쓸모없을 것 같아 지난해 해지를 했는데…."

2일 오전 대구 달서구 감삼동 '삼정 브리티시 용산' 모델하우스. 30분 이상 줄을 섰다 상담석에 앉은 이들 중 상당수가 허탈한 표정을 짓고 돌아섰다. 수요자가 몰리면서 청약 통장이 없으면 계약이 불가능한 때문이다.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 이곳을 방문한 수요자는 줄잡아 1만여 명. 문을 열기 전부터 몰려든 이들은 1㎞가량 줄을 길게 섰고 이 모습에 시공사 관계자와 방문객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대구 주택 시장이 '깜깜이 시대'를 마감하고 '청약 시대'로 접어들었다.

2006년 이후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시장 침체로 '할인 분양'이 보편화되면서 사라졌던 '청약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시공사 관계자들은 "그동안 정상 청약기간 동안 계약자가 없어 시공사들이 이미지 관리와 추후 할인을 위해 분양을 하더라도 홍보를 하지 않는 깜깜이 분양을 해왔다"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분양 시장 회복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화성산업이 지난달 분양한 수성구 범어숲 화성파크S 단지 내 오피스텔의 경우 2일 100% 계약을 끝냈다.

99실인 오피스텔 청약 평균 경쟁률은 54대 1을 기록했으며 1.7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아파트는 7일부터 계약을 시작한다.

이날 3순위 청약을 마친 포스코건설의 동구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 단지도 750가구 모집에 1천300명이 청약을 신청해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여서 전매가 제한되는 것을 감안하면 예상치를 넘는 수요자가 몰렸다"며 "계약률도 상당히 높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말 청약을 마친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 단지도 20평형대 청약 경쟁률이 3대 1을 넘어섰다.

이 같은 시장 회복세는 공급 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분양 시장이 재편된데다 분양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이다.

삼정 브리티시 용산의 경우 30평형대 3.3㎡(1평)당 가격이 650만원, 전체 분양가는 2억3천만원대로 지난 2005년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 단지도 30평형대 가격이 2억여원으로 5년 전 동구 분양가와 동일하다.

분양대행사 리코C&D 전형길 대표는 "중소형은 향후 입주 물량이 적어 수요자가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형에 제한되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가 IMF 이후 공급물량 부족으로 분양 시장이 호황세를 보였던 2001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대구 주택청약저축 가입자는 38만 명으로 인천(63만 명), 부산(64만 명) 등 타도시에 비해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