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눈높이 낮추고,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할 때

입력 2011-06-03 07:05:01

순광희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4월 말 청년실업률은 8.7%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지만 개선효과는 미미하다.

이러한 문제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과 사회 전반에 창업에 대한 열정과 꿈, 즉 '기업가 정신'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약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한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가 정신을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의 정신"이라고 정의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대해 "인류역사상 한국전쟁 이후 25년 만에 완전히 현대화된 새로운 한국으로 등장했고, 전쟁의 폐허에서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10개 이상 주요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냈다"며 한국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극찬한 바 있다.

1960, 1970년대까지의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경제성장이 이뤄졌으나 1980년대를 지나면서 사회 전반에 기업가 정신이 확산됐다. 그 결과 1990년대에는 기술과 지식에 기반을 둔 수많은 벤처기업이 우리나라를 IT산업 강국으로 이끌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제 벤처 1세대 기업 중 매출액이 1천억원을 넘어선 기업이 242개(2009년)이며, 1조원을 넘긴 기업도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안정되고 고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가 정신이 쇠락해 위험부담이 큰 창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청년실업문제는 제자리걸음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젊은 패기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들의 기술창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핵심적인 열쇠라 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위축된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켜 건전하고 활력이 넘치는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대학이 협력해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출범시키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계명대, 경일대, 영남이공대 등 전국적으로 15개 창업선도대학을 지정하고 젊은 청년들이 창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갖추도록 교육'훈련은 물론 창업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창업이나 취업을 하려는 청년들의 의식 변화와 발상의 전환을 하려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고 창업에 꿈과 열정이 있다면 곧바로 창업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창업하려는 분야와 관계가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하여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실무를 익히면서 창업의 꿈을 키워 보는 것이 어떨까?

왜냐하면 대기업에 취업할 경우에는 경영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기 어렵다. 그러나 근무여건이나 복지 등에서 다소 불리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자기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기업 전반에 관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어 성공창업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높아진다. 우리 지역의 알찬 중소기업 상당수의 CEO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공한 사례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이제 피터 드러커가 극찬한 한국 특유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다시 한 번 발휘해 세계 경제를 주도할 강소기업이 많이 태어나길 기대해 본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더불어 실업문제와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해소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전반에 창업과 취업에 대한 인식전환과 젊은 세대들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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