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 대구시 여성회관 주부 창업동아리 '마중물' 권말순 회장

입력 2011-05-31 10:23:22

"여성창업 아직 힘들지만, 미리 준비하면 가능성 많아요"

"전업주부들이 가정의 경제적 위기에 대비해 창업이나 취업을 꿈꾸지만 막상 일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평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대구시여성회관에서 창업 프로그램을 수강한 교육생들을 중심으로 한 창업동아리 '마중물'의 권말순(42) 회장. 2009년부터 4기 동아리 회장을 맡은 그는 여성이 주부, 아내, 엄마를 떠나 자기 일을 찾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어서 힘을 모아야 할 필요성 때문에 마중물이 결성됐다고 밝혔다.

"몇 년간 가정에만 충실하던 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경제활동을 하려면 창업비용도 비용이려니와 아이들 뒷바라지, 업종 선정, 입지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평소 여러 곳을 둘러보고 어떤 가게, 무슨 품목이 잘 되는지를 숙지해 놓으면 그만큼 창업의 꿈은 현실과 가까워진다고 믿어요."

전업주부들인 마중물 회원은 80여 명. 이들은 조리, 제빵, 홈패션, 도예, 목공예, 수공예, 리본아트, 손뜨개 등 여성회관에서 운영하는 14개 분야 창업프로그램 중 한두 강좌 교육을 마친 주부들로 각 팀별로 나뉘어 창업에 대한 정보 교류와 심화교육을 함께하고 있다.

"창업 전엔 반드시 예행연습과 기술쌓기가 필요합니다. 너도나도 무턱대고 창업했다간 실패하기 십상이죠. 당연히 엄청난 경제적 타격도 받게 되고요."

이 때문에 회원들은 여성회관 1층 로비에 마련된 상설매장을 통해 두 달에 한 차례씩 '정기 판매전'을 열고 회원들끼리 자신 있는 물건을 만들어 서로 팔아보면서 소비자 반응 조사와 개선 기회를 갖는다. 창업 전에 제품 만들기와 판매를 겸함으로써 실상황처럼 경험해볼 수 있기 때문.

"조리팀의 경우 실제로 반찬을 만들어 팔아보면 맛과 품질을 평가받아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돼요. 여기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면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또 심화과정을 위해 마중물은 멘토 수업을 신청하거나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노하우와 정보를 입수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외지의 서울 남대문이나 전주 전통시장 등 현장답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각종 창업박람회도 빠뜨리지 않고 견학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 4월 국가창업아이템 공모에서 '한지사 핸드백 사업'이 선정돼 창업의 꿈을 이뤘다. 또 지난해 10월엔 대구에서 열린 아줌마 축제에 비즈, 수공예, 리본아트 작품을 출품해 호평을 받았다.

권 회장도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및 제빵제과 등 6개의 자격증을 따며 창업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언제가 저도 창업을 할 겁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무척 불안할 것 같아서요."

여성 창업이 힘든 여건에서 창업의지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취지의 마중물은 앞으로 회원 확충은 물론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 여성들의 창업을 도울 계획이다.

현재 대구시여성회관(053-310-0121)은 한 기수당 600여 명을 모집해 하루 3시간씩 4개월 과정의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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