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가족컬링 준우승
컬링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가족이 있다. 경북컬링협회 오세정(54) 실무부회장 가족이다. 오 부회장의 둘째아들은 2011년 남자 국가대표인 은수(경북체육회) 군이다. 그의 큰아들 승수 군은 초등학교 때 컬링 선수가 됐으며 현재 대구가톨릭대 신학과에 다니고 있다. 그의 부인 고옥재(48'구미 꼬마또래어린이집 원장) 씨도 경력 10년 이상 된 컬링 마니아다.
오 부회장 가족은 28일 경북의성컬링센터에서 열린 제5회 의성스포츠클럽 가족컬링대회에서 준우승했다. 앞서 2009년 대회에선 당당히 우승했고, 지난해에도 2위를 차지했다.
오 부회장은 1990년대 중반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회장과 함께 대구경북에 컬링을 도입한 장본인. 그는 국내에서 컬링장 빙질 관리 부문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2003년 세계컬링연맹으로부터 '아이스 메이커'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국내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경북의성컬링센터의 관리를 총책임지고 있다.
'아이스 메이커' 자격증 취득을 위해 오 부회장은 자비로 캐나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컬링 선진국을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그는 "컬링을 도입할 당시 관련 영어 책자를 이해하지 못해 번역가까지 동원했다"며 "번역하는 사람도 경기나 경기장 용어를 잘 몰라 제대로 알기까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겼었다"고 했다.
유도대 유도학과를 나와 사업을 하던 오 부회장은 고향 친구인 김경두 회장을 돕기 위해 컬링계에 입문한 후 컬링장을 관리하는 전문 기술자가 됐다.
그는 "동계 종목 가운데 빙질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종목이 컬링"이라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컬링을 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기술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빙상장과 컬링장에서 살다시피 한 그를 따라다니던 아들 둘은 자연스레 컬링선수가 됐다. 큰아들 승수 군은 선수 생활을 일찍 접었지만 둘째아들 은수 군은 구미 양포초교 1학년 때 컬링을 시작, 구미 옥계중과 의성고를 거치며 컬링 경력을 쌓았고, 지난달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소속팀 경북체육회의 우승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은수 군은 앞서 올 1월 터키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 부회장은 "컬링은 우리 가족생활의 일부분으로, 주요 소통수단이 됐다"며 "아이들이 다 자란 지금은 컬링이 아니면 잘 모이지도 않고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내 컬링은 경기력 측면에서 급성장하고 있지만, 컬링 본래의 예절 문화는 도외시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컬링계 종사자들은 컬링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