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나만의 포트폴리오' 2014학년도 이후 새 키워드로

입력 2011-05-31 07:19:28

입시전문가 조언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 좋은 재료들을 적절한 양으로 조화시켜 솥이나 냄비에 넣고 양념을 더한 뒤 잘 조리해야 한다. 대학 진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에듀팟'(edupot)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 안팎에서 참여하는 다양한 자기주도적 교육활동(edu)들을 에듀팟이라는 그릇(pot)에 조화롭게 담아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로 만들어가야 한다.

재료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방과후 학교활동, 자기소개서 등이다. 재료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학생들의 적극성과 자기주도성이다. 스스로 계획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뒤 과정과 결과를 에듀팟에 기록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자신의 진로와 연계한 활동이냐,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활동했느냐 두 가지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나 진출하고 싶은 직업 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해 느끼고 배운 점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단,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포장하면 활동의 진실성 자체를 의심받을 수 있다.

아직 에듀팟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학생, 학부모가 많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다. 대학 진학이 단순히 내신성적이나 수능시험에 달려있다는 과거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대학들은 올해부터 수능과 내신을 보지 않는 순수 입학사정관 전형까지 내놓고 있으므로 앞으로 에듀팟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입시의 새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능시험이 자격고사 수준으로 떨어지는 2014학년도 이후 대입을 치러야 하는 현재 고 1년생 이하에게는 에듀팟이 다양한 전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학생의 활동을 단순 나열식으로 나타내는 기존 학생부에 비해 학생의 활동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에듀팟은 대학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평가자료이기 때문이다.

학교나 교사에 따라 에듀팟에 대한 인식과 관리 의지 등이 제각각인 점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다. 아무리 학생이 열심히 활동하고 기록하려 해도 기반이 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학교 교육과정에 제대로 녹아 있지 않으면 기록하는 내용 자체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중학생들이 고교를 선택할 때 교육과정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서울에서는 벌써부터 에듀팟의 중요성을 인지한 사교육기관들이 에듀팟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지방 학생들은 에듀팟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대입제도 변화 등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다행히 대구에는 자율형공'사립고를 비롯해 여러 중'고교들이 에듀팟을 충실히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자신의 진로와 연계성을 고려해 꾸준히 에듀팟을 관리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김기영 참교육전략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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