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좋아♬♪… 열광의 그라운드 속으로 GO!GO!

입력 2011-05-28 16:23:48

'야신', '야구의 신 양준혁'이 아니라 '야구장 신난다'의 줄임말이다.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 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야구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지난 주말까지 5연승을 내달리며 지역 야구팬들에게 엔돌핀을 선사했다. 덩달아 대구시민야구장도 신바람이 씽씽 불었다. 비록 낡고 오래된 야구장이었지만 현 상황에선 최선의 리모델링으로 팬들과 관중들에게 극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도 주말이면 야구장을 찾은 1만여 명이 이렇게 신나고 즐거운데, 새 야구장만 건립되면 야구가 여가생활의 한 축으로 더 자리를 굳걷히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삼성이 올 들어 가장 신바람나는 즉, 흥미진진함과 재미도 주면서 이기는 야구를 하는 지난 21일 1만여 명이 꽉 들어찬 시민야구장을 찾았다.

올 들어 6번째 만원 사례란다. 그 중 분위기는 이날이 최고 절정이었다. 넥센전 3연승에 이어 두산과의 3연전 중 이미 1승을 거둬, 이날 경기만 이기면 5연승이었다. 대구시민들은 비 예보도 있었고, 경기 시작 전까지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었지만 삼성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야구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취재 협조차 만난 삼성 라이온즈 홍보담당 관계자들을 통해 이미 전해들었으나 막상 야구장에 들어가니 후끈 달아오른 열기가 심장 박동수를 더욱 쿵쾅거리게 했다. 1회가 시작되자 이내 응원단과 관중들은 한 몸이 되었다. 젊음의 에너지가 이런 것이다. 나이 든 야구팬들도 최소 열 살은 더 젊어진다. ♬야구가 좋구나! 좋다! 좋아!♬

◆각양각색 구역, 입맛따라 선택

대구시민야구장 1만 석, 모두 다르다. 대략 입맛에 따라 10개 구역 이상 중 1곳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과 서비스, 안락함, 시야, 응원형태 등 각 구역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극과 극을 대조시키면 그냥 일반석 7천원에 외야에서 조용히 관람할 수 있는 반면 본부석 쪽 커플석은 4만원을 내면, 둘이 오붓하게 오크(참나무)로 만든 2인석 좌석에서 치킨과 음료수까지 제공받으며, 편안하게 최고의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삼성 골수 야구팬들은 일반석보다 주중에는 1천원, 주말엔 2천원을 더 주고 블루존(670석)으로 향한다. 이곳은 응원열기가 대단한 곳이다. S라인 치어리더와 사자 캐릭터를 쓴 응원단장, 장내 아나운서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새로운 응원형태나 팬 서비스가 개발돼 선보이기 때문에 최고 절정의 흥을 느낄 수 있는 구역이다. 이곳에는 매 타석 선수마다 신나는 응원곡이 개사돼 흘러나오며, 맥주 빨리 마시기 등 다양한 팬서비스가 있다. 경기 중간인 5회 시작 전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긴 커플들을 위한 포옹 및 키스 타임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종류는 다양하다. 음료수가 제공되는 266석의 특별석도 있으며, 1만5천원만 내면 1루 또는 3루 테이블석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외야 테이블석도 있다. 3인석(2만5천원), 4인석(3만원)인데 가족 단위로 온 관중들에게 인기다. 1루, 3루, 외야의 테이블석에는 가족 단위로 집에서 먹을거리를 싸오는 관중들도 많았다.

매회가 종료되는 시점에 몇몇 관중들을 만나보니 만족도는 A+(95점) 이상의 높은 점수였다. 아내와 함께 이제 갓 돌이 지난 아기를 데려온 정성윤(33'회사원) 씨는 "주말에 야구장에서 저녁도 해결하고, 아내와 함께 신나는 분위기를 만끽하고자 왔는데 오늘 분위기 최고"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결혼한 지 1년 된 이후철(35'달서구 성당동) 씨도 "아내와 편한하게 제일 관람하기 좋은 커플석에서 보니 왠지 특별한 기분이 들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삼삼오오 모여든 친구들, 회사 동료들도 많았다. 몇몇 커플들은 삼성 라이온즈 인기 야구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야구복을 입고 나란히 4인석 테이블에 앉아 스킨십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야구가 있어 즐거운 인생, '야'(野)

야구장이 활기가 넘치니 주변도 즐겁다. 야구장 관중석 밖의 분식점과 치킨점 등은 만원일 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입은 귀에 걸린다. 매상이 쭉쭉 오르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특히 단체로 온 관람객은 아예 박스에 맥주와 안주거리, 치킨 등을 가득 담아 와 자기 자리에서 신나게 먹고 즐긴다.

야구장에는 기본 매너가 있다. 흡연자들은 옆 관중을 위해 담배를 피울 때는 흡연구역으로 옮긴다. 흡연자들은 경기장 관중석 밖 매점 앞에 나란히 줄을 서서 담배 한 모금에 연기를 하늘로 '후~' 뿜고 난 뒤, 다시 엔돌핀을 2배로 발산한다. 또 뒷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혼자 불쑥불쑥 일어나는 일도 삼가는 센스도 필수.

야구장을 취재차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이채로운 풍경도 적잖았다. 가장 놀란 곳은 본부석 뒤편 옥상 카메라 구역. 포수 뒤 그물 제일 상단에 위치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포츠 채널 카메라 기자만이 철제 펜스 위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막상 위에서 보니 진풍경이었다.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보듯 야구경기를 보니 그것도 새로운 기분을 들게 해줬다. 또 삼성 라이온즈의 홈 덕아웃 바로 위에는 아마추어 카메라 동호인들이 제법 야구 전문 사진기자의 폼을 내며, 성능 좋은 망원 카메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깜짝 놀랄 첨단 IT 장비로 무장한 팬들도 더러 있었다. 아이패드나 아이폰 등으로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기록을 분석하며, 나름대로 전문가 수준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KT 북대구지사 김학섭(51) 지부장은 화면이 큰 아이패드로'코리아 베이스볼 닷컴'(www.koreabaseball.com)에 접속해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투수가 바뀌면 삼성 덕아웃 기록원 이상으로 발빠르게 선수들을 분석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1박2일 원정팬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삼성 구단 측은 1루 쪽 두산 응원단 테이블 석과 커플석 등에는 서울에서 KTX를 타고 토요일 경기를 관람하고 다음날 대구를 구경한 뒤 일요일 경기까지 보고 올라가기 위해 표를 끊은 관람객이 제법 많다고 설명해줬다.

또 놀라운 사실 하나. 택시기사들이었다.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대7 무승부로 끝난 이날 경기 후에 밤늦게 만나 택시기사 이길우(65) 씨는 "이날 이기고 있다 비겼나 보죠"라고 쪽집게처럼 맞췄다. '어떻게 아냐'고 묻자, 이 씨는 "롯데와의 경기만 빼면 대충 관중들의 함성만 들어도 오늘 이겼다 졌다 정도는 거의 맞춥니다. 롯데는 광팬들이 많아서 홈팬들의 함성과 헷갈려요"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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