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뮤지컬 맡은 이상원 감독 현지 오디션 성활리에 마쳐
이달 21일 오후 1시 중국 우시(Wuxi'无錫)에 위치한 공연 제작기획사 신항연출(新航演出) 제2사무실. 이곳에서는 신항연출에서 제작하는 중국 넌버벌 뮤지컬 '당백호 점추향'(唐伯虎 点秋香)에 참가할 배우들을 뽑는 2차 오디션이 진행됐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대구 연극계의 맏형 격인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감독이 중국 무대극을 연출하는 것은 대구뿐 아니라 국내 처음이라고 한다. 또 이 작품은 한국의 무술감독과 작곡가, 배우 등 한국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는 한'중 합작 공연물이다. 이날 심사를 맡은 이 대표는 오디션에 앞서 "넌버벌 공연이니만큼 몸놀림이나 텀블링 등 신체 동작을 자유자재로 하는 사람을 뽑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오디션이 시작됐다. 이날 40여 명이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저마다 개성 넘치는 연기와 몸짓을 선보였다. 특히 무술복을 입은 후보자들의 무술 시범이 인상적이었다. 손과 발을 내지르며 힘차게 무술을 펼쳐보이는가 하면 봉과 채찍 등으로 오디션장을 달구었다. 또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텀블링과 공중 점프 등을 선보였다. 또 경극을 보여주는가 하면 상황 연기는 물론 노래와 춤을 뽐냈다. 이뿐 아니다. 코믹한 표정과 몸동작으로 오디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마치 관절이 꺾이는 듯한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이는 참가자도 있었다. 저마다 자신의 모든 특기를 보여주고자 안간힘을 썼다. 재능있는 참가자들의 연기와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4시간여의 오디션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날 배우와 후보 등 10명가량이 뽑혔다. 경극과 변검술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쉬커어(23) 씨는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으로 이런 무대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싶다. 한국 감독과는 처음이라 기대되며 많은 조언과 비평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디션을 통해 외국 배우들을 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기대감과 함께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만국 공통어가 넌버벌이니까 자신 있게 중국을 대표하고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대표 심정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가로 배우들을 더 뽑아 7월부터 3개월 정도 배우, 스태프들과 숙식을 함께하면서 연습할 예정이다.
한편 '당백호 점추향'은 중국 배우인 주성치가 영화로도 제작한 작품으로 서화에 뛰어난 '당백호'란 인물이 화씨 부인 집안의 시녀로 있는 '추향'(秋香)이란 여인에게 첫눈에 반해 신분을 속이고 화씨 부인 집 하인으로 들어가 결혼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룬다는 점에서 한국의 춘향전과 일맥상통하는 작품이다.
중국 우시에서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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