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 핵심,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예술품 같은 '명작' 만들어
기름으로 굴러가는 자동차가 구시대 유물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07년 기준 52만 대 규모에서 2012년에는 260만 대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1천만 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완성되는 자동차 역시 앞으로 그린카, 스마트카 등 새로운 자동차로 변화하면서 내연기관 등 부품 자체도 새롭게 대체될 것이다.
이러한 변혁의 시기에 30년이 넘도록 자동차 부품생산에만 매진해온 ㈜삼보모토스는 미래를 위해 '지능형 그린카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보모토스는 딱딱한 금속을 미술품처럼 하나의 예술적 작품을 만드는 마음으로 부품이 아닌 '진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미래 자동차 부품 개발 준비
대구는 1999년 623개에 불과했던 금속 가공 업체가 2007년 1천345개로 급증할 정도로 자동차부품 제조 관련 업체들이 많다. 지역 제조업의 43%가 차부품을 비롯한 기계부품 업종이다. 연매출이 1천억원 단위를 넘는 자동차부품 회사도 10개가 넘는다. 그만큼 자동차부품 개발에 적극적인 도시가 바로 대구다.
대구시는 이러한 자동차부품 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지능형 그린카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과 기반 구축을 목적으로 2011~2014년까지 4년 동안 총 사업비 385억원(국비 287억원, 시비 64억원, 민자 34억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성장 사업이다. 파워트레인은 자동차의 동력전달장치로 모터, 배터리, 기어박스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 시는 대구 달성군에 들어설 지능형자동차부품 주행시험장 인근에 6천637㎡ 규모의 '지능형 그린카 파워트레인 연구기반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자동차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지능형부품시험장 건립, 핵심요소부품 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능형 자동차 상용화 연구기반 구축사업'역시 추진 중이다.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에는 높은 기술력과 생산시설이 필요하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삼보모토스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이 사업의 기술개발 분야에 뛰어든 당찬 기업이다.
◆예술과 기술은 하나
24일 오후 2시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내 ㈜삼보모토스 본사. 건물로 들어서자 수많은 미술품이 눈 앞에 들어왔다. 딱딱한 금속을 만들어내는 공장에 예술품이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사 관계자는 "미술을 전공한 대표님께서는 항상 섬세한 자동차 부품과 예술이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한다"며 "전시실까지 따로 마련할 정도로 대표님의 미술 사랑은 대단하다"고 웃었다.
삼보모토스는 국내 현대기아차의 1차 밴드 회사로 자동차 자동변속기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1977년 '㈜삼협산업'으로 설립됐던 회사는 1994년 상공부지정 국산화 대상품목인 자동변속기의 정밀부품을 1년여 만에 개발에 성공, 양산하면서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4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한 뒤 갖가지 인증을 획득할 정도로 부품의 질을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삼보모토스의 큰 장점은 우수한 제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이다. 공장 안에는 '밝은 기업 좋은 경영 알고 보니 품질관리'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는 회사의 의지가 보였다. 회사는 복잡한 기계를 다루는 직원들에게 회사 자체 시험과 교육을 거쳐 공정면허증을 발급했다. 회사 측은 "미숙한 관리가 제품의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보모토스는 이 같은 고품질 경영으로 성장 페달을 밟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대비 134%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28배가 증가한 1천538억을 기록했다. 이재술 경영지원팀장은"올해 일본 대지진으로 대일본 수출이 30% 감소했지만 1/4분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했다"며 "올해 총 매출목표는 1천8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갈수록 늘어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삼보모토스는 최근 분양받은 성서5차단지의 부지조성이 끝나기 전까지 제2공장을 2층으로 증축해 사용 중이다.
삼보모토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노사화합이다. 최근 자동차 엔진 부품 중 하나인 피스톤링을 만드는 유성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삼보모토스는 노사 파업이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 이재하 대표는 "2006년 시로부터 노사화합상을 수상할 만큼 사측과 노조의 관계가 좋다"며 "제품의 품질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회사로서 근로자의 여건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회사는 '배우고, 익히고, 반성해 실천하자'는 '주일무적'(主一無敵)을 경영 철학으로 삼고 불량 제로를 일궈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또 정보화,국제화,경영이익실현의 3기(技)와 성실성,창의력,인화력,도전의식,목표의식의 5성(性)을 담은 '삼기오성'(三技五性)이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이며 회사의 모습이다.
차가운 금속을 다루는 기업이지만 부드럽고 활기찬 분위기는 미술품을 회사 곳곳에 둔 덕분이다. 특히 회사에 마련된 전시실은 자동차 부품과 함께 아름다운 미술작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대표의 미술 사랑이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이 대표는 "예술은 섬세함이 있어야 한다"며 "자동차기계부품 제조 역시 섬세함이 있어야 좋은 품질을 만들 수 있으니 예술과 기술은 하나가 아닐까 한다"고 웃었다. 이 대표는 현재 성서공단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삼보모토스는 지능형 그린카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 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직원의 근면과 경영혁신,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파워트레인 부품 개발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며 "개선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마음으로 세계를 향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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