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과 발 건강] 발은 제2의 심장

입력 2011-05-26 14:02:03

들리나요? 발의 비명이…신체 건강과 직결

발은 제2의 심장이다. 우리는 평소 발을 몸의 한 부분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온 게 사실이다. 요즘처럼 건강을 위해 조깅을 하거나 올레길을 걷는 등 워킹문화가 발달하면서 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걸을 때는 자기 체중의 1.5배, 달릴 때는 2, 3배의 힘이 발에 실린다. 앞코가 뾰족한 신발이나 하이힐 등은 발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발 건강을 위한 올바른 걷기 자세, 자기 발에 맞는 신발 고르기, 신발 관련 질환 치료 등에 대해 알아봤다.

◆올바른 걷기 '발 건강' 지름길=건강을 위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 중 하나가 바로 걷기다. 굳이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고 일주일에 1, 2시간을 걷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 및 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25~50%가량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걸을 때는 평상시 속도로 걸어도 운동 효과는 있지만 특히 1시간에 5~6㎞를 걷는 속도로 약간 빠르게 걸으면 그 효과는 커진다.

또 이 정도로 걸으면 강도가 더 센 운동을 했을 때보다도 몸속의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더 커지기도 한다. 걸을 때는 몸을 바르게 펴야 하고, 시선은 5~6m 앞을, 발은 어깨너비로 벌리면서 11자로 하고 지면에 닿을 때에는 뒤꿈치, 발바닥 전체, 앞꿈치 순이 되도록 해야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맞지 않는 신발은 '발 건강의 적'=걷기가 좋은 운동이지만 자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되레 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하이힐이나 플랫슈즈를 신을 경우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변형)이나 족저근막염(발바닥의 아래층을 구성하고 있는 족저근막에 부하가 걸려 염증이 생기는 것) 등 각종 발 관련 질병을 부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뉜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선천적으로 엄지발가락 관절면의 각이 큰 경우, 평발이나 넓적한 발, 과도하게 유연한 발을 가진 경우, 가족력 등이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대부분 신발코가 좁고 굽이 3㎝ 이상인 신발을 신는 경우로 하이힐을 선호하는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유선오 MS재건병원 족부족관절클리닉 원장은 "하이힐을 신고 걸으면 발가락 쪽으로 압력이 집중되고, 바닥과 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집중적인 충격이 가해진다"며 "압력을 받는 부위의 각질이 두꺼워지거나 엄지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 발바닥을 지탱하는 인대의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발목을 삐거나 인대가 손상되고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더 쉽게 생긴다고 덧붙였다. 물론 무릎과 척추 관절에도 무리를 줘 퇴행성관절염이나 허리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앞코가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이나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면 하루에 30분~2시간 정도만 신어야 발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다.

플랫슈즈는 신발 밑창이 얇고 가벼우며, 발을 지지하는 외피도 천이나 얇은 가죽 재질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다. 따라서 활동하기에 편하고 발 건강에도 좋을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밑창이 너무 얇아 땅에서 오는 충격이 그대로 발에 전달되고 신발의 탄성을 받지 못해 땅을 박차고 나갈 때도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이처럼 충격 흡수가 잘 이뤄지지 못하면 발바닥의 아래층을 구성하고 있는 족저근막에 부하가 걸려 염증이 발생하는 족저근막염에 걸리기 쉽다. 또한 플랫슈즈는 운동화와 달리 뒤꿈치가 신발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길이나 경사가 있는 길을 걸을 때 발목 염좌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발 관련 질환 치료=발 관련 질환에는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유선오 원장은 "발 관련 질환이라도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증상에 따라 소염진통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 온열치료나 전기치료 등 물리치료, 관절강 내 주사 등 주사치료, 발가락 보조기나 깔창 보조기 등 보조기치료 등을 이용해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발가락 근육 강화운동도 무지외반증 등 발 관련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발가락을 벌린 상태에서 6초 동안 힘을 주는 발가락 벌리기, 발가락으로 수건 집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기 등을 수시로 해주면 도움이 된다. 외출에서 돌아온 뒤 찜질이나 족욕으로 발과 발목, 무릎의 피로를 덜어주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평소 생활에서는 쿵쿵 빨리 걷기보다는 천천히 걷도록 하며, 장딴지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발 관련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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