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미학] (43) 길거리 마케팅의 대박 성공사례

입력 2011-05-26 13:53:49

감성 자극하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맛의 차별화가 성공 열쇠

성경 욥기 8장 7절 구절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길거리 마케팅에 딱 맞는 구절이다. 패러디하면 "네 시작은 길바닥이었으나 네 나중은 체인점으로 심히 번창하리다". 길거리 마케팅은 곧바로 고객과 맛으로 진검승부를 펼치기 때문에 한번 해 볼만하다. 재고를 남길 필요가 없으며, 시설과 자금에 주눅 들 필요도 없다. 자신의 노력으로 빠른 시간에 성패를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길거리 마케팅은 차별화가 생명이기도 하다. 물론 이 차별화는 기본적으로 맛이 바탕이 돼야 한다. 좋은 사례로 '파리 붕어빵'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을 하다 IMF 외환위기 때 휴학을 하고 한국에 돌아온 한 유학생 부부가 대학교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했는데 그 길거리 브랜드가 '파리 붕어빵'이다. 이 부부는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가 있는 현실을 택했다. 아내는 붕어빵을 굽고, 남편은 그 옆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래서 예술이 담긴 '파리 붕어빵'이 탄생했고, 대학생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대박을 쳤다. 아쉬운 것은 1년 만에 유학비를 다 벌어 다시 공부하러 파리로 가는 바람에 학생들에겐 '파리 붕어빵'이 너무 짧은 추억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길거리 마케팅의 성공사례는 많다. 성경 욥기의 한 구절과 거의 흡사할 정도로.

길거리 마케팅이지만 상호가 분명 있다. 그냥 파는 길거리 음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인에게 철학이 있으며,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체로 처음 시작한 주인의 이름이 길거리 마케팅에 활용된다. 예를 들면 '영철 스트리트 버거' '석봉 토스트' 등이다.

파워블로거인 함영민 씨는 '영철 스트리트 버거'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이영철 씨가 13년 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에서 손수레에 천막을 치고 두툼한 햄버거와 콜라를 단돈 1천원에 팔았습니다. 1호점인 셈이죠. 그 후로 재료값 인상 등으로 부득이하게 1천500원으로 가격이 올랐죠. 지금은 서울 전역에 체인점이 생겼습니다".

'영철 스트리트 버거'를 만든 이영철 씨는 처음 길거리로 나설 당시 볶은 양배추, 돼지고기, 후추, 간장의 절묘한 조화로 햄버거빵과 고기 패티를 조화시켜 배고픈 대학생들과 대학교 앞을 다니는 많은 이들에게 1천원의 행복을 안겨다줬다. 이것이 바로 길거리 마케팅의 성공 비결이었다.

'석봉 토스트' 사례를 소개하면, 서울 무교동 거리에서 토스트를 팔았던 노점상 김석봉 씨가 원조다. 서울 한복판에서 직장인들의 아침을 해결해 주고자 자신의 이름을 딴 '석봉 토스트'를 열었다. 대박이었다. 이제는 체인점만 전국에 걸쳐 수백 개가 넘으며, 일본 여행가이드북엔 '무교동 명물'로 등재돼 있다.

이 '석봉 토스트'는 좁은 차 안에서 양파, 당근을 잘게 썰어 넣은 계란프라이와 오이, 양배추가 곁들여진 토스트다. 출근시간 무렵 오전 5시간 동안 이곳에서 수백 명의 직장인이 아침을 챙겨 먹는다. 대부분은 수년 이상된 단골이다. 이 스낵카의 1년 수입은 1억원 가까이 되니 대단하다.

이화여대 앞에는 '내 영혼의 닭꼬치'가 있다. 닭꼬치 하나에도 영혼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기발하다. 베스트셀러인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를 패러디한 것으로, 닭꼬치에 이름을 붙여 여대생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징은 닭꼬치만 먹으면 다소 텁텁할 것 같아 꼬치 중간중간에 떡을 한두 개씩 꽂고, 월계수 향을 살짝 뿌려주는 것.

스타벅스 앞에서 닭꼬치를 팔았는데 커피점과도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커피를 마시기 전에 1천원짜리 닭꼬치로 요기를 하면 진한 커피가 더 당기기 때문. 이에 더해 이 닭꼬치점은 요기로 대신할 수 있도록 떡을 리필해주고, 계절별로 새로운 양념으로 변화를 줘, 고객의 취향에 딱 맞는 영업으로 인기를 끌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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