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4강…강서브 위력적
"휠체어테니스는 나의 인생입니다.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지원처에 근무하는 이하걸(38) 주임은 휠체어테니스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남아공 세계선수권대회 휠체어테니스 단체전 국가대표로 출전,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4강에 오른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본선에 32개국이 올라왔어요. 2002 월드컵에 한국축구가 4강에 오른 것에 버금가는 감동이죠. 1993년 우리나라에 휠체어테니스가 처음 도입된 이래 가장 놀라운 성적일 겁니다."
그는 1994년 휠체어테니스에 입문했다. 1995년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2002년 부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단'복식 은메달을 땄고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32강, 2006년 콸라룸푸르 장애인 아시안게임 금'은'동메달,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8강에 올랐다. 또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복식 은메달, 2011년 3월 대만 라이온스컵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단'복식 1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1998년부터 현재까지 국내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2004년엔 세계랭킹에서도 11위까지 올랐다.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대구 오픈 국제휠체어 테니스대회 단'복식에도 출전할 예정입니다. 반드시 1위의 영광을 차지해 저를 밀어주고 지켜봐준 대구시민들에게 보답하겠습니다."
이 선수는 1988년 울산현대공고 1학년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쓰게 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일어나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부단한 재활을 거쳐 1994년 휠체어테니스에 입문했다. 그는 교통사고로 고교 1년때 중퇴했지만 1997년 고졸검정고시를 거쳐 2007년 용인대 특수체육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영남대 스포츠과학대학원 석사학위를 받는 등 학업에도 열중했다. 1998년 대구 수성구 생활체육협의회 소속 선수생활을 거쳐 2003년부터는 수성구청 소속으로 2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테니스로 자신감을 갖게 됐고 성취감도 얻었어요."그는 태극마크를 달면 모든 게 풀리고, 세계랭킹 20위는 무난할 것으로 낙관했지만 숱하게 고배를 마셨다.
"테니스를 처음 배울 때는 볼을 넘기기보다 볼을 주우러 다닐 때가 더 많았어요. 휠체어를 타고 날아오는 공을 받아치기 위해선 휠체어의 기동성과 회전에 익숙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서브가 위력적이다. 최고 스피드 140㎞ 이상이고 평균 스피드도 130㎞를 넘는다. 포핸드 기술이 강점인 그는 백핸드 기술이 약하다. 그래서 현재 기술을 유지하면서 취약한 기술을 보완하는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고용공단에서 일을 하면서 매주 월'화'목'금요일 오전 5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두류테니스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1998년부터 인연을 맺은 강동효(40) 코치가 테니스 파트너가 되어 자신의 테니스 훈련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휠체어 테니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7년 지났지만 관심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휠체어테니스 선수는 전국에 고작 100여 명이다. 대구에는 휠체어테니스클럽 1개에 선수는 15명 정도다.
"경기용 휠체어는 500만원이 넘는 고가예요. 장애인들이 테니스를 즐기려 해도 장비구입이 큰 걸림돌이에요. 정부가 경기용 휠체어도 일반 장애인 휠체어처럼 구입비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장애인 공단에서 장애인 직업훈련생을 모집하고 상담하는 일을 한다. 소외된 장애인들이 자신의 사고에 갇혀 움츠러들게 아니라 세상 밖으로 나와 일자리를 찾고 사회활동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살아갈 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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