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참, 개그 한 그릇 어때요?"…'전유성의 철가방 코미디극장' 개관

입력 2011-05-23 10:27:42

'전유성의 철가방 코미디극장' 개관 테이프커팅.

"관객 20명 이상이면 공연시간 주문도 가능하고, 동네로 개그배달도 나갑니다."

인구 100여 명의 시골마을에 코미디 전용극장이 개관하면서 코앞에서 보는 개그체험이 시작됐다.

20일 청도 풍각면 성곡리에 위치한 '전유성의 철가방 코미디극장(웃음건강센터)'에는 소설가 이외수 씨, 연예인 엄용수'최양락'주병진'김미화'김수용 씨와 주민 등 500여 명이 극장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날 개관행사에서는 밥 차로 공수된 자장밥 점심에 이어 배뱅이굿, 옹알스 개그공연,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의 마술공연 등이 이어졌다. 극장이 자리 잡은 성곡리는 이날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 인파와 차량들로 북적였다.

전 씨는 개관 축사에서 "옷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데 살다보니 흰옷을 입을 때가 다 있다"며 "TV가 아닌 눈앞에서 개그를 볼 수 있는 공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 예약은 벌써 밀려들고 있다. 20명 이상이면 평일에 예약을 좀 해 달라"며 활짝 웃었다.

이외수 씨는 전 씨를 오랜 지인이라고 소개한 뒤 "전유성이 만드는 웃음 뒤에는 항상 눈물이 있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개그맨은 눈물과 근심으로 개그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관행사에 참여한 연예인들은 전 씨와 얽힌 에피소드도 밝혔다. 개그우먼 김미화 씨는 "전 씨가 작명해준 '쓰리랑부부' 코너로 스타가 됐다"고 했고, 최양락 씨는 "전 씨는 개그계의 어른이며, 아내를 만나도록 코치한 중매쟁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개관한 코미디 극장은 4D(4차원) 극장을 구현하고 있다. 배우가 재치기를 하거나 침을 튀기면 무대 기계장비를 통해 물리적인 효과를 주는 장치가 설계돼 있다. 비가 내리는 상황은 무대 노즐을 통해 물이 뿜어져 나오고, 무대 뒤가 열리면 밤하늘의 별과 달이 호수에 떨어지는 느낌을 받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다. 모두 전 씨가 외국에서 보고 와 도입한 무대장치들이다.

청도군은 극장 개관을 기회로 관광객 유입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청도에서만 볼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음식과 판매장 등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중근 군수는 "농촌에 문화를 접목한 시골극장 유치로 개그인재 양성 무대가 되는 동시에 지역 농특산품 판매 증가 등 청도군민들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계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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