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당 대표 불출마"…논개 작전

입력 2011-05-23 10:29:03

한나라 당권경쟁구도 요동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명돼 온 정두언 전 최고위원이 오는 7월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권경쟁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정 전 최고위원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7월 4일 전당대회에서 실시되는 새로운 당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불출마 배경에 대해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불출마하는 것이 당원들의 여망에 부응하고 책임정치의 구현에 부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전 최고위원은 차기 당 지도부 구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만큼 새로운 당 지도부는 재'보선 패배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들이 좋겠다. 떠나간 젊은층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새로운 인물로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전 지도부에 소속된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홍준표'나경원 전 최고위원 그리고 원희룡 사무총장 등 기존 지도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른바 '논개' 작전이다.

정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기존 지도부 출신 정치인들의 입지가 다소 좁아지는 반면 비주류 소장파 의원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남경필 의원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도개혁과 보수혁신'을 주장하고 있는 다선 소장파일 뿐 아니라 기존 지도부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남 의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 전 최고위원으로의 단일화에 합의한 적이 있어 오는 전당대회에서는 정 전 최고위원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전당대회에서 전체 2위를 차지했던 홍준표 의원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나경원 의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내 친박계의 움직임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친박계와 소장파가 함께 지지하는 후보가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표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의 행보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 의원은 6월 중순 전당대회 방식이 구체적으로 정해질 때까지 심사숙고해 출마 여부를 결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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