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구육상 개막식 주제가 부르는 허각
"대구와 허각, 도전정신이겠죠!"
요즘 떠오르는 블루칩, 슈퍼스타K2 우승자에서 진정한 가수로 거듭나고 있는 허각(1985년생)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선배인 인순이와 함께 주제가 'Let's go together'(함께 달리자)를 함께 부르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허각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뤄나가는 제 모습에는 힘찬 도전정신이 담겨있고, 대구 역시 세계 스포츠 축제를 잘 치러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천 출신인 허각은 이번 주제가 가수로 선정된 이후 대구 발걸음이 부쩍 많아졌다. "대구는 이제 좀 압니다"라고 말할 정도.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벌써 다섯 번 대구를 찾았으며, 다음주에도 매일신문사가 주최하는 청소년 축제 한마당에 초대가수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번 대구 방문 때 가야기독병원 인근 중국음식점에서 제가 평소 좋아하는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아이고 그 집이 짬뽕으로 유명한 곳이더라고요. 둘러보니, 저 혼자 볶음밥이었어요. 다음에는 대구 막창에 소주 한잔 맛보려고요."
인천에서 주야장천 생활했던 허각이 스타 반열에 오른 뒤, 수도권을 벗어나 첫 인연이 된 도시가 바로 대구였다. 허각은 대구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정을 내고 싶어했다.
허각의 소속사인 A-CUBE 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인터뷰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줬다. 19일 대구스타디움 분수대 인근 특설무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기원 무대에서 인순이와의 리허설이 끝난 후부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1시간 정도 인터뷰하고 사진 찍을 시간을 준 것이다. 우현식 매니지먼트 팀장은 "허각이 앞으로 더 자주 와서 대구에 큰 활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각의 스토리텔링, '허걱, 놀랍고도 놀라워'
허각은 비주얼로 승부하는 요즘 아이돌과는 한차원 다르다. 감동과 실력으로 톱가수 반열에 오르는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돌파했다. M.net이라는 공개 오디션 대박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허각은 아직도 "꿈같다는 생각에 이 꿈에서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천진난만한 소년처럼 대구스타디움 무대 뒤편에서 씨스타 효린, 보라 등 걸그룹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수줍은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허각에게 댓바람으로 물었다.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냐?'. 허각은 살짝 웃으며, "제가 아직 용은 아니잖아요. 앞으로 용이 되려고 노력해야죠.". '그럼 이무기 정도 되겠냐'고 다시 묻자, "네! 그 정도가 딱 맞는 것 같아요. 아직 용이라고 하기에는…."이라고 답했다.
허각은 개천에서 이무기가 된 케이스 이상이다. 어릴 때 이미 어머니는 다른 인생을 찾아 떠났고, 혼자 갖은 고생을 하며 중학교만 졸업한 주목받지 못할 경력의 소유자다. 그래도 오직 가수만을 꿈꾸고 공개 오디션인 슈퍼스타K2에 도전,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갖고 있는 존박을 2위로 내려앉히며 1위에 등극했다.
어릴 때부터 독립심이 강한 아이였다. 허각은 가수가 되기 위해 인천남중학교 3학년 1학기 때 가출해 혼자 자취를 하며 생활했다. 2년 동안 고생을 하다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중학교는 졸업했다. 친구들보다 두 살 더 많은 형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그 뒤 환풍기 수리공 생활을 1년 6개월 정도 했다. 지금도 환풍기만 보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한강공원, 영등포 과학연구소, 인천의 수산물시장 등 당시 제가 수리했던 환풍기들이 그대로 있다"며 "지금도 장비와 보조인력만 있으면 환풍기 설치 및 수리를 금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 살면서 가수라는 꿈에 대해서는 포기한 적이 없다. 얼마 안 되는 돈이었지만 감사하게 생각했고, 작은 무대에도 수없이 섰다. 마침내 그 꿈은 2010년에 제대로 터진 것이다. 로또보다 더 좋은 인생역전 감동의 대박! 그게 허각의 스토리다.
살짝 이런 얘기도 해줬다. "어머니를 한 번씩 살짝 만나고 있다. 아버지와 헤어지고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아들이 꿈을 이룬 모습이 너무 자랑스러운가 봐요. 주변에 아들 얘기를 부쩍 많이 해요."
◆3명의 멘토, '인순이'이승철'김범수'
허각에게 '롤모델로 삼을만한 가수가 있는냐'고 묻자, 주저없이 3명을 거론했다. 바로 이번에 함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제가를 듀엣으로 부르는 인순이와 슈퍼스타K2를 통해 더 좋아하게 된 이승철,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실력파 가수 김범수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인순이는 허각의 아버지와 동갑뻘이다. 하지만 허각에겐 멘토이자 함께 노래를 부르는 파트너로서 무한한 존경을 보내는 대선배이다. "파워풀한 가창력은 가히 따라 갈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노래로 말을 하는 것 같아 그 표현력에 감탄합니다. 함께 녹음할 때도 제 혼자 부르는 파트에도 함께 호흡해주며, 조언을 해줘 너무 편하고 좋다"고 감사함을 지면을 통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국제 스포츠 행사다 보니 이 주제가 영어버전을 부를 때, 허각은 사실 영어에 약해 가사전달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때 인순이는 허각에게 포인트를 잘 짚어주며 영어버전도 무난히 소화하도록 이끌어줬다.
이승철은 슈퍼스타K2 제주 촬영 당시 사석에서 허각에게 많은 얘기를 들려줬다. 허각은 향후 이승철과 같은 콘서트 모델을 꿈꾸고 있다. "솔직히 말해 스타일 등 외모 면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겠죠. 전 이승철 선배처럼 수많은 히트곡을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대한민국 어딜가나 제 노래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승철 선배의 현재 모습을 꿈꾸죠."
허각은 곧 나올 앨범에서 대박 히트곡이 1, 2곡 나오길 기대한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실력파 가수 김범수를 만나기를 마음 속에 그리고 있다, 최근 휘어진 코 물렁뼈를 바로 교정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이비인후과에 갔다 우연히 만났는데 '앞으로 가끔 만나 밥도 먹자'고 따뜻하게 대해줬다는 것.
이렇듯 선배 가수처럼 되기 위해 꿈을 꾸다 기어이 가수의 꿈을 이룬 허각이 이젠 본인이 젊은이들의 꿈으로 우뚝 서 있다. "젊음에 포기란 없습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꿈꾸면 행운은 찾아옵니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한다는 행복은 돈과 바꿀 수 없습니다. 끝까지 전진하세요."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허각에 관한 잡학다식 사전: 달리기는 별로 못하지만 축구, 농구를 좋아함. 영화는 거의 광적 수준으로 즐김. 개인기 거의 없음. 별명은 '여자 김신영(개그맨)'. 이적 선배의 '하늘을 달리다'는 슈퍼스타K2에서 날 구원해 준 구세주곡. 대학 축제 섭외 1순위 가수 맞는데 살인적 스케줄은 아님. 돈은 소속사에서 잘 알아서 해줘. 김장훈 선배는 봉사'기부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만큼 활발한 사회참여 활동하고파. 원래 제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준 허교(墽'메마른땅 교)인데 어릴 때 아버지가 사전에도 없는 '흙 각'을 써서 허각으로 바꿈. 형은 땅이름 공. 두 형제가 땅에 잘 붙어 살아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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