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음식, 서울 찍고 해외 간다

입력 2011-05-18 09:42:04

치킨 막창 햄버거 전국 체인 거느려…중국도 '신떡' 즐기고 사이판서도

수도권
수도권'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대구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 12일 서울사업본부 준공식을 앞둔 호식이 두마리 치킨을 비롯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커피), 신떡(떡볶이), 달구지막창, 미스터 빅(수제햄버거), 피자빙고 등 토종 브랜드의 전국구 체인망 구축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교촌'과 '멕시카나'.

2000년대 초 치킨 열풍을 주도하며 지역을 넘어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양대 토종 브랜드다. 미국과 중국시장까지 진출하며 국내 10대 메가브랜드(체인점 1천 개 이상)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 후 10년. 교촌과 멕시카나의 서울 본사 이전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대구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수도권 및 해외 시장 공략에 연이어 성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기존 치킨 단일 업종 중심에서 커피, 떡볶이, 막창, 햄버거, 피자 등 다양한 토종 브랜드가 전국 및 글로벌 체인화 사업에 도전, 지역 외식 프랜차이즈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역을 넘어 세계로

수도권 및 해외시장 공략의 최첨병에는 여전히 치킨 브랜드가 있다.

1999년 대구에서 출발한 두 마리 치킨의 원조 '호식이 두마리 치킨'의 경우 메가브랜드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과 부산 2개 사업 본부와 전국 8개 지사(경기 남부, 충남북, 강원, 광주, 전남북, 제주) 500여 체인망을 구축, 국내 빅3 치킨 체인점으로 급성장한 것.

12일엔 수도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경기도 구리시 사노동 1천490㎡(연면적) 부지에 물류창고와 조리실, 사무동을 포함한 지상 3층 건물의 서울사업본부까지 준공했다.

최호식 회장은 "이번 준공식은 서울 지역 공략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내년 말 1천 개 가맹점을 돌파한 뒤 2013년쯤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치킨과 함께 수도권'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또 하나의 지역 프랜차이즈는 '커피' 업종이다. 2004년 11월 창업해 2007년 5월 50호점, 2010년 5월 100호점을 돌파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슬립리스 인 시애틀)은 다음달 사이판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연내 말레이시아, 홍콩 체인점 개점을 마무리짓고, 필리핀'마카오에 이어 미국 시애틀까지 진출한다는 계획.

치킨, 커피의 뒤를 잇는 제3주자는 '매운 떡볶이'.

국내 3대 떡볶이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신떡은 '세계에서 가장 매운 떡볶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1999년 대구에서 출발, 2003년 서울 신촌지점을 연 뒤 2007년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후 2008년 신떡 10주년을 맞아 중국 베이징 왕징점을 개점했고 지난해 5월 상하이(홍중루점)까지 진출했다. 2007년 상표 등록한 황떡 역시 대구 양대 떡볶이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29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고, 지난달 22일 서울 1호점(성신여대 정문 오거리)을 개점, 수도권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브랜드 다양화

전국 체인망을 구축하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토종 브랜드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 대구경북지회와 대구시가 지역 유망 프랜차이즈의 전국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 1월 펴낸 '메가브랜드' 정보지에 따르면 대구 지역 전국구 체인 업종은 막창'수제햄버거'피자 등 30여 개 수준.

2008년 10월 막창구이 전문점 '만원의 행복' 브랜드를 출시한 '달구지막창'은 서울'경기, 부산'진주, 경남'창원, 울산, 광주 등 전국 5개 지사를 설립했다.

피자 크기의 20인용 대형 햄버거(그레이트버거)로 유명세를 탄 수제 햄버거 전문점 '미스터빅'은 2010년 7월 서울(삼성동)에 첫 진출했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 40호점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고, 연내 1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05년 1호점(대구 상인점)을 연 피자빙고는 4일 현재 222호점(창원시 남산점)을 거느린 전국구 체인점. 2007년 경기 동'서부지점 및 인천지점, 2008년 경기 남'북부지점을 차례로 설립, 서울'수도권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도권'해외 시장 진출 러시를 맞고 있는 지역 외식 프랜차이즈 활성화의 당면 과제는 우수 업체 지원 시스템이다. 교촌, 멕시카나 이후 지역 유망 프랜차이즈들은 수도권 진출과 함께 서울 본사 이전을 연례행사처럼 되풀이해 온 게 사실. 제조업과 달리 개별 업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 체계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구 프랜차이즈 산업 강점을 살리자'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대구경북연구원 강태훈 연구원은 "대구시의 스타기업 선정 사업처럼 우수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포상 시스템을 통해 지역 업체들에 동기 부여 및 자긍심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 프랜차이즈업체는 지역에 안주시킬 것이 아니라 본사는 지역에 두고 수도권 시장 및 해외진출을 장려하는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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