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디지털케이블TV쇼'서 선보인 지역채널의 미래

입력 2011-05-16 07:32:28

"OO네 가족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지역민 참여의 생활 동반자형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2011 디지털케이블TV쇼'에 참여한 가족 관람객이 지역채널 부스에서 '나도 아나운서 뉴스체험'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오후 늦게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니 외출시 우산을 지참하시고, 빨래는 미리 걷어 두세요." "ㅇㅇ마트에서는 점심시간 선착순 반짝세일 이벤트를 엽니다."

42개 지역커뮤니티채널(SO)을 운영하는 일본의 케이블TV 'J:COM'은 철저히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3, 4시간 간격으로 날씨정보를 알려주고, 동네의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전해줌으로써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돗토리현의 개별 SO인 '中海TV'는 이벤트'뉴스전문'퍼블릭엑세스'생활정보 등 6개의 커뮤니티채널을 운영하는데 이벤트나 축제, 의회'공공기관 정보, 지역뉴스 등 지역밀착형 실시간 생활정보 콘텐츠 편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케이블TV의 지역채널 운영 우수사례는 이달 1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1 디지털케이블TV쇼-콘퍼런스'에서 소개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길종섭) 주최의 콘퍼런스는 '디지케이블, 스마트 홈'(Digicable, Smart Home)을 주제로 12, 13일 이틀간 모두 11개 세션에 국내외 방송통신 전문가 68명이 참가했다.

'한국적 지역채널 정체성 구성 방안'을 발제한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는 "전국 대상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시청 단말기가 다원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채널은 철저히 '지역 콘텐츠'와 '지역민 참여' 중심으로 차별화된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채널은 우리 동네에 '처음 거주하는 사람''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지역정보를 원하는 사람''지역생활을 즐기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생활동반 채널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채널의 가치 있는 지역매체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고상환 현대HCN 보도제작본부장은 "지상파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고, 지역채널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뉴스 아이템에 주목한다. 특히 지역 연고 프로팀의 경기 중계는 지역 정서를 반영한 편파중계로 기존의 중계와 차별화하는 전략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본부장은 "모든 SO 지역채널이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유용하고 독창적인 매체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통일된 특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역채널 번호, 채널명, 프로그램명을 통일하여 지역채널의 정체성(identity)을 구현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패널로 참석한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이상식 교수는 "지금까지 지역 케이블TV 사업자들이 해당 시청자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질 좋은 프로그램 제작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광역채널과는 달리 지역 SO들은 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알기 위한 소통을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이충희 센터장은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퍼블릭 액세스'권은 시민들이 미디어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시민들의 권리 실현을 위한 기반시설이 바로 미디어센터다. 지역 SO가 채널의 정체성 확립과 이에 따른 미디어센터 역할의 접점을 통해 협력방안을 만들고 축적된 콘텐츠의 활용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다면 지역채널은 진솔하고 친숙한 '나와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채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폐막한 '2011 디지털케이블 TV쇼'는 인기 케이블TV 채널들이 간판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차세대 케이블모뎀(iCM) 및 개인 미디어서버(PMS)를 이용한 'N-Screen(하나의 영상콘텐츠를 TV, PC,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연속적으로 이용)' 서비스와 홈오토메이션, TV 영상통화 등 스마트 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디지털케이블TV 신기술들을 선보여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이석수기자 sslee@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