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비용 빼면 1년 1만원 혜택뿐
이달 9일 대구시 승용차요일제에 등록한 김모(45'대구 수성구) 씨는 요일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으려다 포기했다.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5만원 하는 차량운행정보확인장치(OBD)를 달아야 하는데다 차에 맞는 단말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별도로 보험 특약을 맺어야 하는 점도 번거로웠다.
김 씨는 "보험 설계사에게 물어보니 단말기 고장이 잦다며 설치를 만류했다"며 "1년에 6만원가량 보험료 할인혜택을 받더라도 단말기 값을 제하면 혜택이 고작 1만원 남짓하다"고 꼬집었다.
승용차요일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혜택이 '빛좋은 개살구'격이다.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OBD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단말기 가격이 할인받는 보험료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차량은 아예 단말기를 달 수 없고 고장이 나면 수리받기도 까다롭다.
보험개발원 인증을 받은 OBD 제조업체는 모두 4곳으로, 단말기 가격은 5만원 안팎이다.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65만원일 경우 보험 가입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보험료의 8.7%인 5만6천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말기 가격이 너무 비싼 편이다.
A/S 체계도 부실하다. 단말기가 고장날 경우 해당 업체에 연락해 단말기를 본사로 보낸 뒤 수리해야한다. 그러나 단말기 작동이 안 되면 해당 날짜에 운행을 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수리 기간이 길어질 경우 본의 아니게 요일제를 어기는 결과를 낳는다. 보험사들은 1년에 단 4일만 어겨도 요일제 위반으로 간주하고 할인 혜택을 주지 않는다. 수입차나 일부 국산 차량은 아예 단말기를 달 수도 없다.
대구시와 각 보험사의 승용차요일제가 따로따로 운영되면서 이 같은 내용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은 점도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 메리츠화재와 협약을 맺고 해당 보험 가입자에게 공짜로 단말기를 임대해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보험사에 가입한 경우 이용할 수 없다. 중학교 교사 이모(46) 씨는 "1995년식 그랜저를 갖고 있는데 설치하기 힘들다는 말에 포기했다"며 "어떤 차량이 가능한지, 가입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안내가 없어 답답했다"고 푸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각 보험사들마다 따로 운영하는 승용차요일제 통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위반 여부 점검 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보험사의 협조도 구하기 힘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모두 가입해서 혜택을 받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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