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범죄 행위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개인 원한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을 전혀 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돌리는 이런 충동적인 범죄로 인해 갈수록 피해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를 방치할 경우 대구 지하철 방화와 같은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경계가 요구된다.
12일 서울역과 강남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일어난 사제 폭탄에 의한 연쇄 폭발도 이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경찰은 사회 불만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폭발물 성분이나 위력 등으로 볼 때 전문가 수법이 아닌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며칠 전 교도소 출소 한 달 만에 길 가던 여성을 흉기로 찌른 30대 청년이 경찰에 구속돼 한 진술은 충격적이다. 그냥 아무나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범인은 복역 중 정신분열증 판정을 받았다. 9개월간 치료감호를 받고 풀려난 후 증세가 악화되면서 일면식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여러 차례 공격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대검찰청 범죄 유형 분석 자료에 의하면 작년 한 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저지른 우발적 살인이 576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살인 사건의 47%에 달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불만과 불안, 분노를 타인에게 돌리는 '홧김의 범죄'로 인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신 질환 범죄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2005~2010년 범죄자 범행 시 정신 상태'에 관한 경찰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 등 4대 범죄를 저지른 정신 질환자 수가 2005년 839명에서 2010년 1천618명으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사회 불만자나 정신 질환자 범죄의 경우 대형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당국의 각별한 관리가 요망된다. 이들의 반사회성과 공격성 등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적절한 치료와 보호 시스템이 절실한데도 사후 관리에 전혀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이들이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며 범죄를 저질러도 막을 마땅한 수단조차 없다. 당국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이 피해자만 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더 이상 이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관리 방안과 범죄 예방 노력을 기울여 더 이상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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