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新 겨우 2개 '소문난 잔치'…세단뛰기 김덕현 金 '위안'

입력 2011-05-13 10:09:27

2011 대구국제육상대회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10m 허들경기에서 선수들이 힘차게 바를 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10m 허들경기에서 선수들이 힘차게 바를 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국제육상대회가 세계 최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지만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 여자 200m와 여자 1,500m에서 대회신기록 2개만 작성됐을 정도로 기록 흉작을 보였고, 기대됐던 남자 100m에서 9초대 기록도 나오지 않았다. 대회신기록은 앞서 2009년 대회에서 9개, 지난해 대회에서 4개 수립됐다.

남자 100m에선 2명이 부정 출발해 실격당할 정도로 긴장감이 돌았지만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월터 딕스가 10초0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딕스는 마지막까지 마이크 로저스(미국)와 1위 다툼을 벌였지만 0.03초 앞서 1위를 차지한 데 만족해야 했다. 딕스는 "경쟁자가 실격을 당하면 누구나 당황하고 머리가 하얘질 정도로 흔들리기 때문에 동요되지 않기 위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8월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아직 100여 일 남은 만큼 기록을 10% 더 단축해 9초6의 기록으로 우승하고, 세계 신기록 경신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자 100m에선 예상대로 카멜리타 지터(미국)가 처음부터 끝까지 레이스를 이끌며 11초09의 기록으로 대구 대회 3연패를 달성했지만 2009년 자신이 세운 10초83에는 크게 모자랐다.

여자 200m에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연패에 빛나는 앨리슨 펠릭스(미국)가 22초38의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여유 있게 1위로 골인했고, 남자 110m 허들에서도 데이비드 올리버(미국)가 처음부터 치고 나오며 독주한 끝에 13초14의 기록으로 우승, 대회 2연패에 성공했지만 자신들의 기록에는 못 미쳤다. 데이비드 올리버는 "대구에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좋은 모습을 보여 기분이 좋고, 8월 세계선수권대회 땐 더 좋은 기록과 성적을 약속한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박태경은 자신의 최고 기록(13초48)에 못 미치는 13초79를 기록, 6위에 그쳤다.

롤로 존스, 돈 하퍼, 켈리 웰스(이상 미국) 등 세계 최고 여자 허들 선수들 간의 라이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여자 100m 허들에선 돈 하퍼가 12초73의 기록으로 간발의 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세 선수는 마지막 10번째 허들까지 거의 나란히 달렸지만 롤로 존스가 마지막 허들을 넘은 뒤 균형을 잃으면서 돈 하퍼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연경은 13초25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쳤다.

남자 400m 허들에선 미국의 조니 더치가 49초03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남자 800m에선 보아즈 라랑(케냐)이 1분45초90, 남자 3,000m 장애물에선 힐러리 예고(케냐)가 8분12초08의 기록으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여자 1,500m에서는 안나 미스첸코(우크라이나)가 4분3초52의 대회 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필드 경기의 창던지기에서는 이고르 야닉(폴란드)이 82m18을 던져 박재명(78m), 정상진(77m99)을 4, 5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여자 멀리뛰기에선 미국의 푼미 지모가 러시아의 안나 나자로바와 같은 6m52를 뛰었지만 실격 횟수가 적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선 독일의 실케 스피겔부르그가 4m50을 넘어 우승했다. 최윤희는 4m20으로 5위에 그쳤다.

이날 대회에서 8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및 입상을 저울질했던 한국 선수들은 김덕현만 금메달로 체면을 살렸을 뿐 나머지는 종목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대부분 하위권에 처지는 등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김덕현은 남자 세단뛰기에서 16m99를 뛰어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리반 샌즈(바하마)를 0.02m 차로 제치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입상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동아시아 선수들의 선전이 빛났다. 남자 400m에선 일본의 가네마루 유조가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45초23의 기록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여자 해머던지기에선 중국의 장원슈가 73m4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또 여자 높이뛰기에서도 중국의 정 싱주안이 1m9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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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영상취재 동영상 인턴 하인영 harec@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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