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영남 3대 반촌(班村)으로 꼽혔던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의 한옥마을 복원사업과 관련해 학술조사 연구용역이 발주되는 등 사업추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칠곡군은 3월부터 (사)호연건축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해 매원마을의 인물, 풍습, 민속자료, 전통 음식, 제례, 건축양식 등을 다양한 조사와 연구과정을 거쳐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이를 근거로 마을 전체를 국가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이곳 마을 주민들도 외지에서 매원마을 한옥을 매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존 한옥을 신축하거나 증·개축할 경우 가능하면 순수 한옥방식으로 건축해 줄 것을 권유하는 등 고택 보전과 한옥 복원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일부 대구·구미 등 인근 대도시 주민들 가운데 주로 퇴직자나 문학·미술 등 예술인들이 전원주택이나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매원마을의 한옥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방문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수지리적으로 배산임수(背山臨水),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매화가 떨어진 모양)이라고 전해지고, 안동 하회마을·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영남 3대 반촌(양반 마을)으로 꼽혔던 매원마을은 광주(廣州) 이(李)씨 극견이 성주목사로 부임하고 아들 지가 이곳 마을로 입향하면서 집성촌을 이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후 석담 이윤우(1569~1634)가 낙향해 감호당(鑑湖堂)을 짓고 후학 양성에 나선 가운데 문익공 시호와 영의정 추서를 받은 손자 원록 등 장원에 급제한 후손들이 10여명에 이르러 매원마을이 장원방(壯元坊)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석담은 공적과 사회적 추앙으로 현재 성주 회연서원, 칠곡 사향서원에 배향돼 있고, 조선 예문관의 한림학자들과 불천위에 오른 석담, 문익(이원정), 박곡(이원록), 묵헌공(이만운) 등은 지금도 사당에 위패가 모셔져 관리되고 있다.
이처럼 광주 이씨들이 득세를 하면서 불천위에 오른 박곡종택의 경우 본관만 38칸, 사랑·행랑채, 청지기, 곳간 등이 60여칸으로 입구(口)자 형태의 기와건물이 웅장한 자태를 보였으나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완파되고 현재는 사랑채 10칸의 주춧돌 흔적만 남아 있다.
그러나 1788년 건립돼 경북 문화재 자료로 지정돼 복원된 해은고택(海隱古宅)과 사송헌재, 관수재, 용산재, 귀후재, 아산재 등 문중의 재실 등 고택이 20가구 60채 정도만 남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허물어져 가고 있다.
칠곡군 황무룡 부군수는 "최종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11월말 쯤에 구체적인 매원리의 한옥마을 복원사업 방안이 정해질 것" 이라며 "이에 앞서 올해 경북도와 칠곡군이 4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원마을의 한옥 개보수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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