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맞춤패션] 맞춤 수제화 '발도 나만의 개성대로'

입력 2011-05-12 14: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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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제2의 심장이다. '제눈에 안경'이듯 구두도 자기 발에 맞춰 신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 사람마다 생김새가 각양각색이듯 발의 모양도 각기 다르다. 서로 다른 발에 같은 규격의 구두를 신어야 한다면 제2의 심장에 가혹하지 않을까. 국화빵 찍어내듯 쏟아져 나오는 기성화의 홍수시대. 사람 손으로 일일이 만들어 정성이 깃든 맞춤구두는 발을 건강하게 한다. 최첨단 시대에도 수제화만은 전통방식대로 꿋꿋이 우리의 발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다.

▶남성화=남성화는 숙녀화에 비해 유행에 그다지 민감하지는 않다. 다만 발이 편하고 반캐주얼풍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기형이나 짝발, 무지외반증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수제화를 많이 찾고 있다.

젊은층은 구두코가 뾰족하며 밑창이 가벼운 것을 선호하고 있다. 중·장년층은 같은 치수의 구두라도 길이가 약간 길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발의 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은 사람은 자기 발에 편리하게 맞춰 신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격 또한 7만~8만원대로 기성화에 비해 저렴해 가격경쟁력도 높다.

▶숙녀화=숙녀화는 유행에 다소 민감하다. 구두에 보석이나 액세서리 등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제품이 유행한다. 굽 높이는 보통 6~8㎝로 발을 편하게 하고 굽 높이에 따라 디자인 등 변형도 가능하다.

이호국(50·아벨제화 대표) 씨는 "숙녀화의 경우 굽이 낮고 발이 편안한 것을 선호한다"며 "100% 천연가죽을 사용하므로 통풍 등 발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특히 숙녀화의 경우 굽 높이에 따라 발에 영향을 많이 주므로 발이 약하거나 볼이 넓은 여성은 맞춤구두를 신으면 금상첨화다. 가격 또한 5만~7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단골…전국에서 찾아요"

▶맞춤구두 38년 백영식 씨

22세의 나이에 입문해 38년을 오로지 맞춤구두 제작에 바쳐온 백영식(60'대구시 중구 향촌동 우성제화 대표) 씨. 백 씨는 맞춤구두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한 우물을 팠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당시 백 씨는 기술을 배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구두 제작 기술 연마에 전념했다. 처음 스승으로부터 기술을 배울 땐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밑창을 칼로 오려내다가 손이베이기도 다반사였다.

백 씨는 2년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독립해 자신의 가게를 갖게 됐다. 14년 전 이곳 향촌동으로 옮겨와 현재의 가게에서 도·소매 겸용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한번은 발 장애가 심한 40대 주부에게 구두를 맞춰준 기억이 나요. 기성화가 발에 맞지 않아 고생하다가 맞춤구두를 신은 후 늘 감사의 뜻을 표하며 단골의 인연을 맺었지요." 백 씨는 지금도 전국에서 맞춤구두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양 등 100% 고급 천연가죽 소재로 만든 구두를 고객들이 편안하게 신을 수 있게 한다는 게 백 씨가 맞춤구두를 고집하는 이유다. 고급가죽으로 만든 맞춤구두는 일일이 손으로 정성을 들여 만들기 때문에 가죽이나 굽 변경이 가능하고 합성피혁 기계화(기계로 만든 신발)에 비해 땀 흡수가 잘돼 발 냄새 제거에 뛰어난 장점이 있다. 가격도 보통 7만~8만원대이며 최고급 수제화라도 15만원을 넘지 않는다.

남성 맞춤구두를 고집하고 있는 곳은 전국에서 대구, 부산을 제외하면 거의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남성화의 경우 대구 향촌동의 3, 4곳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의 발이 편안해지는 그 순간까지 오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맞춤구두는 발이 편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충분합니다." 백 씨는 오늘도 구두와 씨름하고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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