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은 왔건만, 왕조현 그녀가 아니네

입력 2011-05-12 10:55:16

오랜만에 봇물 터진 중국영화… 무협·멜로·에로… 무엇부터 볼까

천녀유혼
천녀유혼
옥보단
옥보단
'삼국지:명장 관우'

5월 극장가에 오랜만에 중국영화들이 봇물을 이뤘다.

12일 '천녀유혼', '옥보단 3D', 19일 '삼국지:명장 관우'가 각각 개봉됐다. 중국식 전통 무협액션에 멜로, 에로까지 가세해 골라 볼 수 있는 재미까지 더했다.

장궈룽(張國榮)'왕쭈센(王祖賢) 주연의 '천녀유혼'(1987)은 '영웅본색'과 함께 1980년대 가장 많이 회자되는 추억의 홍콩 영화다. 특히 왕쭈센은 많은 한국 남성팬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이후 장궈룽이 사망하면서 '천녀유혼'은 다시 올 수 없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게 됐다.

2011년판 '천녀유혼'의 줄거리는 1987년판과 비슷하다. 물길이 끊긴 흑산촌에 정부 하급관리 영채신(위사오친)이 찾아온다. 물길을 찾기 위해 산에 오른 영채신은 미녀 요괴 섭소천(류이페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 년 묵은 나무요괴 수하에서 활동하는 섭소천도 착한 영채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둘은 섭소천의 옛 연인 연적하(구톈러)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지만 나무요괴의 공격을 받는다.

1987년 판이 영채신과 섭소천의 애정에 집중했다면 2011년 판은 여기에 연적하가 가세해 삼각관계를 이룬다. 연적하는 섭소천의 옛 정인으로 그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과의 기억을 지웠고 그 바람에 섭소천이 영채신과 다시 사랑에 빠진다. 연적하는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결국은 그녀를 지켜준다는 이야기다.

1987년 판에는 컴퓨터그래픽이 전무했다. 와이어 액션을 쓰거나, 특수분장 등 아날로그 기술이 다였다. 그러나 2011년 판은 컴퓨터그래픽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약 2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화려한 무협액션으로 거듭난 것이다.

옛 버전에 대한 기억이 없는 신세대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와 류이페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향수에 젖어 있는 이들은 옛 작품의 아우라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국적인 미모에 요괴와의 아련한 사랑을 자극한 왕쭈센의 매력을 류이페이가 채우지는 못한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옥보단'은 1991년 홍콩에서 개봉됐으며 몇 년 뒤 국내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끈 중국식 에로물의 대표주자다.

'옥보단 3D'는 '옥보단'의 기본 줄거리를 바탕으로 시대 흐름에 맞춰 3D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뛰어난 재주와 매력적인 외모, 호방한 성격의 미앙생은 에로 지상주의를 꿈꾸지만, 사실은 제대로 기 한번 못 펴본 고개 숙인 남자. 지고지순한 옥향의 매력에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하지만, 굴욕적인 첫날밤을 보내고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술과 여자로 가득한 지상최대의 낙원에 가게 된 미앙생은 절세미인들을 만나 매일 밤 황홀경에 빠져든다. 하지만 화려한 몸놀림과 현란한 테크닉의 그녀들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음양통달의 고수를 찾아가 특단의 비책을 마련하기로 결심한다.

'옥보단 3D'는 여배우들의 육감적인 체형을 부각하는 자세로 더욱 노골적인 성애 묘사를 보여준다. 원작이 섹스와 코미디를 두루 결합했다면 3D는 섹스만 부각시켰다. 일본 AV(성인비디오)계의 스타 하라 사오리와 스오 유키코와 함께 홍콩의 에로배우 보니 류가 출연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14분.

액션 사극 '삼국지:명장 관우'는 삼국지의 인기 캐릭터 관우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유비와 헤어진 후 조조의 회유를 뿌리치고 조조의 맹장들과 싸우며 유비를 찾아나서는 '삼국지'의 명장면인 '오관돌파'를 영화화한 것이다.

조자룡이 주인공인 류더화(유덕화) 주연의 '삼국지:용의 부활'과 량차오웨이(양조위)가 주유로 나선 '적벽대전' 등 '삼국지' 관련 영화들과 비교 감상하는 재미다.

영화 '엽문' 시리즈로 중국 최고 액션 배우로 올라선 전쯔단(견자단)이 관우 역을 맡았고, '무간도'를 연출한 맥조휘와 각본을 맡았던 장문강이 메가폰을 잡았다. 19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0분.

김중기 객원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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