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그만이고' 수자원공사…"9일 물 공급" 거짓말

입력 2011-05-11 10:50:22

한국수자원공사는 구미광역취수장 취수를 위한 가물막이 붕괴로 단수가 된 뒤 시민들에게 곧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안심시켰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가 8일 오전 6시쯤 붕괴돼 구미와 김천, 칠곡 지역 주민 52만 명이 4일째 생활 및 공업용수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구미광역취수장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당초 9일 오전 11시까지 완벽하게 물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11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정상적인 물 공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국수자원공사는 약속한 수돗물 공급시간을 어긴데 이어 9일 오후에는 일방적으로 생활용수 일부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바람에 또다시 수돗물 공급을 중단시키는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이런 '거짓말 시리즈'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부터 정수지 증설과 노후시설 개량, 낙동강 페놀 유입, 신평배수지 배수 밸브 고장 등 크고 작은 사고로 5차례나 단수를 하면서 "앞으로는 절대 이런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 붕괴 역시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였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도 한국수자원공사의 문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주말 광역취수장에 최소 당직자만 배치하고, CC(폐쇄회로)TV에 의존한 채 취수실태를 살펴왔다.

광역취수장 취수를 위한 가물막이도 낙동강사업 준설공사를 감안할 때 15m 이상의 시트파일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겨우 6m 파일을 박아 화를 자초했다.

구미시와의 공조관계도 삐걱거리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광역취수장의 임시보 붕괴가 8일 오전 6시쯤에 발생했는데도 구미시에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통보했으며, 언론사에는 이보다 훨씬 늦은 오후 1시쯤 단수가 됐다고 통보를 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허술한 취수장 관리로 인해 시민 및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체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권관리단은 "붕괴된 가물막이가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깊게 패여 있고, 유속이 빨라 복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다 보니 예상 시간보다 훨씬 늦게 물을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를 삭이기엔 역부족이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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