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엔 비 퍼붓는데… 물없어 구미 공장 멈췄다

입력 2011-05-10 10:14:05

임시보 붕괴 3일째 단수…주민·기업들 큰 고통

구미광역취수장 취수를 위한 낙동강사업 구간 임시보가 붕괴(본지 9일자 1·3면 보도)되면서 구미 전역과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생활 및 공업용수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조업 차질은 물론 시민들이 3일째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는 9일 오전 11시부터 응급 복구를 통해 수돗물 공급을 완전 정상화한다는 자료와 발표까지 내놓아 시민들은 물론 자치단체까지 큰 혼선을 빚고 있다.

◆구미시민·산단 3일째 불편

한국수자원공사는 평소 구미광역취수장을 통해 하루 27만t(구미 15만t'김천 3만t'칠곡 3만t'구미국가산업단지 6만t)의 물을 공급해왔지만, 10일 오전 현재까지 기존 공급량의 60%만 보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물 공급을 받지 못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구미국가산업단지 30여 개 기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멈추고 부분 조업을 하고 있고, 지역 일부 식당들도 8일 오후부터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9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미광역취수장의 임시보 붕괴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취수원 관리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전형적인 인재라고 지적하고, 한국수자원공사 측에 이번 임시보 붕괴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구미 시민 및 기업체들의 피해를 파악한 뒤 한국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상공회의소도 이날 오후 회의실에서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15개 입주 기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공단 단수에 따른 긴급 간담회를 갖고 한국수자원공사의 대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상당수 기업들이 9일 오후까지 생활 및 공업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공장가동 중단은 물론 직원들 점심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구미국가산업4단지 경우 비상 물 저장고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조업 차질로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A업체 관계자는 "생활용수는 물론 공업용수마저 나오지 않아 조업 부분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말했으며, B업체 관계자는 "생수를 어렵게 공급받아 임직원들 점심을 겨우 준비했다"며 "용수가 언제 공급될지 안내조차 제대로 없어 9일 하루 종일 혼란이 컸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구미시는 구미광역취수장의 임시보 붕괴로 단수가 시작되자 각 읍'동에 설치된 민방위비상급수시설 26개소를 가동하고, 물통 6천여 개와 생수 5만2천여 병, 비상급수차량 20대 등을 동원해 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구미시는 10일 오전 9시 현재 구미광역취수장 가물막이 복구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11일 오전쯤 정상적으로 생활 및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천의 신속 대처

반면 구미광역취수장으로부터 상당량의 물을 공급받고 있는 김천의 경우 신속한 대처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김천시의 경우 8일 오전 구미광역상수도 해평취수장 취수 중단으로 오전 10시30분부터 김천 아포지역 산업단지 공업용수 등 1일 3만여t의 수돗물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김천시는 이들 지역에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아포'공단배수지 등 배수지 2곳에 사고 당시 8~9시간 공급할 수 있는 용수 잔량이 남아있자 단수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소방서의 협조를 받아 급수차량 2대를 김천 수도사업소 배수지에서 수돗물을 공단배수지로 실어날라 충분한 용수 공급이 가능토록 한 것.

여기다 공업용수는 부족분을 공단배수장에 공급된 생활용수를 대형 펌프 4대를 긴급히 설치하고 공급용수 배수지로 퍼올려 용수공급 중단사태를 해결했다. 이후 9일 새벽 용수 공급 중단 18시간 만에 수자원공사로부터 아포배수지로 물 공급이 재개돼 단수 위기를 넘겼다.

김천공단에 입주한 ㈜코오롱 관계자는 "하루 3천300여㎥의 공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는데 섬유공장 특성상 물 공급이 중단되면 공장이 멈춰서게 돼 가동중단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었다"며 "단수로 인한 어려움이 우려됐으나 김천시의 신속한 대처로 피해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김천·박용우기자 구미·전병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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