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한나라당 안상수호가 총사퇴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차기 당 지도부 구성까지 중간과정을 한시적으로 메울 예정이지만 이것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총사퇴한 지도부가 구성한 비대위는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비주류, 소장파, 친박계의 지지를 얻은 황우여 원내대표와 전(前) 당 지도부가 추대한 정의화 비대위원장(국회부의장)의 기 싸움도 예견된다. 차기 당 대표와 지도부를 노리는 계파 간 힘겨루기도 표면화하면서 당을 추스르기 위한 몸짓부터 내분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대위 다시 구성하라"
새로 구성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9일 비대위 첫 회의도 무산됐다. 안상수 대표가 제안한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반발이다.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새로 선출된 (황우여)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고 추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헌 제30조에 의거, 새 원내대표가 당 대표의 권한을 대행하고 기존 최고위원들은 안 대표와 동반 사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들 소장파의 주장은 한마디로 비대위 체제의 임무는 7월 초에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라는 것이다. 비대위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면서 새 원내사령탑에게 힘을 몰아주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정두언 의원은 "선출된 비대위원 13명 가운데 새로운 한나라 모임 소속인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박순자, 차명진, 김성식, 김선동 의원과 김성조, 김학송 의원 등 8명으로부터 비대위 불참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대표가 사퇴한 만큼 황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한나라'에 소속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은 "지난 최고위 회의에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분리하자고 결정했는데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대리한다고 되어 있어 충돌이 있는 것"이라며 "정답은 없지만, 원칙적으로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원내대표는 9일 전화통화에서 "오늘 중 원로들로부터 (비대위 권한 관련) 이야기부터 듣고 필요하다면 국회사무처에 유권 해석을 맡길 생각"이라며 "현재 새로 구성된 비대위와 소장파의 불협화음은 세 싸움은 아니며 당의 쇄신을 놓고 어떤 방향에서 누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고 했다.
반면,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넘겨받은 만큼 전당대회 준비뿐 아니라 당 쇄신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임시직이지만 당 지도부로서 확실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또 소장파 의원들이 비대위 구성 절차 및 권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추인을 받아 확실한 정통성을 인정받겠다"고 했다.
◆새 지도부 놓고 계파 싸움?
'젊은 대표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세력 교체'를 내건 소장파가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탄생의 주역이 되면서 당권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비주류 원내대표 선출→중립적인 당 비상대책위 구성→전당대회를 통한 젊은 지도부 선출'이라는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두언, 나경원, 남경필 의원 등이 젊은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친이재오계가 이를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안경률 후보를 민 이재오계가 '소장파'친박' 연대에 패했지만 여전히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권을 비주류에게 내줄 생각이 없다"며 재결집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친박계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홍사덕, 허태열 의원 등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혀온 친박 중진들이 '소장파'친박' 연대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편 안상수 대표는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이라며 "국민소통과 설득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줄 것을 퇴임하면서 말씀 드린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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