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원들 '정치 지형' 변화는?…박근혜 입지 더욱 부각

입력 2011-05-07 08:24:38

차기 대권주자 보유 프리미엄 기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이주영 신임 정책위의장이 두 손을 든 채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자 대구경북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정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병석 의원에 대해 친이와 친박이라는 계파를 가리지 않고 지원했지만 3위로 그친데 대한 아쉬움이 우선이었다면, 이재오 특임장관의 지원을 받은 안경률 의원의 당선을 저지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경선결과에 대해 "4'27 재보선 참패에 대한 국민의 뜻과 다른 길을 갈 수 없다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당연한 결정"이라는 평가에 동의했다.

이날 경선 결과는 당내에서 대구경북의 정치적 영향력은 물론 대구경북 내 정치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경북 정치권이 똘똘 뭉쳐도 PK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새삼 절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조원진 의원 등 일부 지역의원들이 수도권 소장파들이 주도하고 있는 쇄신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번 원내대표 경선 '반란'을 이끄는데 일조하는 등 정치적 지평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정치권의 흐름은 수도권의 쇄신 목소리와는 또 다른 정치적 행보를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부 갈등도 예상된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경선결과는) 이재오'이상득계 등 그동안 당내 주류를 이뤄왔던 계파들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고 평가한 뒤 "주류세력에 대한 심판은 곧 대안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가 대구경북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 전체에서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인기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 역시 박 전 대표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주류 2선 후퇴와 당정 쇄신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진의가 확인된 만큼 이제부터는 후속방안 등 대안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원내대표 경선 이전보다 훨씬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시'도당 위원장들은 특히 이번 경선을 계기로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친이','친박' 논쟁에서 벗어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정치지형이 개편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3선의 이병석 의원이 30여 표 득표에 그친 것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에서 대구경북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것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주호영 의원은 "더 이상 한나라당 내에서 대구경북 정치세력이 '내가 낸데'라는 식의 자부심을 느끼기 힘든 상황에 봉착했다"며 우려를 표시한 뒤"향후 모든 정치적 결정에서 대구경북은 여타 지역과의 연대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이명규 의원은 그동안 당을 쥐고 흔든 주류세력들이 물러나면서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를 보유한 대구경북의 목소리가 다시금 주목받을 수도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새 원내 지도부를 구성한 판사 출신의 두 국회의원에 대해 참신성에는 큰 점수를 주고 있는 반면 개혁성과 추진력에서는 여전히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평가를 보였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멀리 보면 비대위 구성과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두 신임 지도부의 개혁성과 추진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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