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초등학교 운동회…평일 야간에 운동회 열기도

입력 2011-05-07 08:34:36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이모(43'여) 씨는 올해는 운동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매년 운동회 때마다 아들의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학교에서 점심식사를 급식으로 대체하고 운동회 날도 평일에서 휴무일인 토요일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맛있는 도시락을 싸주기 힘들어 항상 찜찜했는데 점심을 급식으로 대체해 한결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푸짐한 도시락과 집단무용을 떠올리던 초등학교 운동회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점심을 급식으로 대체하거나 토요일에 운동회를 여는 학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연습한 집단무용도 거의 사라지고 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크게 늘어난 점도 변화상이다.

대구 달서구 월서초등학교의 경우 올해부터 점심식사를 급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자녀 도시락을 챙기거나 운동회에 참석하느라 애를 먹는 학부모가 적지 않은 탓이다. 북구 학정초교와 도남초교도 점심을 급식으로 대신할 예정이다. 장수철 월서초교 교장은 "토요일에는 급식을 하지 않지만 달라지는 세태를 반영하고 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급식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토요일에 운동회를 하는 학교들도 적지 않다. 맞벌이 부부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구시내 초등학교 중 상당수가 토요일인 지난달 29일과 7일 운동회를 열었다. 대구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주5일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아빠들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토요일에 운동회를 하는 학교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황사나 방사성 물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운동회 시간을 1시간 이상 앞당기고, 집단체조나 무용도 거의 사라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구회칠 도남초교 교장은 "지난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동회를 했는데 올해는 황사와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 운동회 시간을 2시간 정도 줄였다"고 했다. 대구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아이들이 방과 후까지 연습에 매달리거나 수업에 지장을 줄 경우 불만을 터뜨리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며 "운동 경기도 별다른 준비 없이 학부모가 자녀를 보며 따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평일 야간에 운동회를 여는 곳도 생겨났다. 동대구초등학교는 6일'별빛 축제 한마당 운동회'를 열었다. 오후 7시가 넘어서자 양편으로 갈린 학생들이 몰려나와 차전놀이를 벌였고, 부채춤 공연에 이어 모닥불을 피워놓고 가족들과 함께 캠프파이어를 즐겼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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