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3시 팔공산 동화사에 모처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10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을 만나기 위해 전격 방문한 것이다. 이번 방문은 조 대주교가 대구대교구장으로 임명된 이래 처음 있는 방문 행사여서 종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종교 간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뜻 깊은 방문이었다.
성문 스님은 동화사 대웅전 앞에서 조 대주교를 맞이했다. 환한 웃음으로 악수를 나누며 서로 준비한 선물을 교환했다. 조 대주교는 부활절 달걀이 든 바구니를 준비했고 성문 스님은 외국에서 구입했다는 벨벳에 새긴 그리스도 관련 그림을 건넸다. 이어 두 사람과 일행은 동원당으로 발길을 옮긴 뒤 서로 맞절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조 대주교는 담소에 앞서 종교 간 대화를 통해 서로가 추구하는 진리를 인정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내용을 담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장-루이 토랑 추기경의 축전을 성문 스님에게 전달했다.
40여 분 정도 진행된 이날 담소의 화두는 종교 간 화합과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이었다. 조 대주교는 "종교 갈등으로 폭력과 전쟁이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라 종교 간 평화가 절실하다"며 "우리가 잘 지내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에 성문 스님은 "대주교님이 취임한 이래 꾸준히 교류를 하고 있어 우리로서는 우군을 만난 듯 든든하다"고 했다. 조 대주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의 의미와 경축대회 상황 등을 설명했고 성문 스님은 진심으로 100주년을 축하하며 불교계에서 힘 닿는 데까지 최대한 돕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성문 스님은 대구대교구 100주년 경축대회의 하나로 열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교구 방문단의 대구 방문 때 그들을 동화사로 초청,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조 대주교의 방문에는 이용길 신부(교구 총대리)와 하성호 신부(교구 사무처장), 임석환 신부(시노드 사무국장) 등이 동행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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