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주사 설립 의미
대구은행이 4일 금융지주사 본인가를 받음에 따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알짜 금융사이지만 '대구경북' 중심의 영업 한계와 역외 금융사의 거세지는 지역 공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극복해야 하는 대구은행으로서는 미래 발전의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된 셈이다.
금융 지주사 설립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여수신 중심의 금융서비스에서 벗어나 종합 금융사로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것과 금융 관련 기업 설립이나 인수를 통해 대형 금융사로서 성장 잠재력을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지방은행들이 현상 유지에만 급급해 왔지만 대구은행은 그동안의 성과를 발판으로 금융지주사를 설립해 지역 시장 방어뿐 아니라 역외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종합 금융사로 성장 가능성
대구은행은 일단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등 3개 자회사를 갖고 금융지주사로 출발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고 '금융지주사 설립 사무국'을 운영해 왔으며 향후 진출 가능한 부문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 왔다.
대구은행이 우선적으로 신설이나 인수를 검토 중인 자회사는 캐피탈사와 자산운영사, IT 관련 회사와 투자자문사 등이다. 또 증권사나 다른 지방은행도 장기적으로는 인수 대상에 포함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신규 자회사 중 서민대출을 담당하면서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캐피탈사가 우선 추진 대상이 되고 있다"며 "저소득 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 강화와 여수신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은행 중 점유율 최상위권(수신기준 대구 43%, 경북 20%)을 기록하고 있는 네트워크식 점포망이 신규 금융권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지주사가 되면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이 용이해지고 계열사 간 전문 인력과 고객 정보, 유통망 공유를 통해 타 금융사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선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대구은행 측은 "금융지주사의 최대 장점은 고객 밀착형 종합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며 이를 통해 지역 장악력과 서비스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사로서의 한계와 강점
대구은행이 금융지주사로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대구경북의 경제력.
대구경북 장악력이 높은 만큼 지역 경제 의존율이 높아 경기 침체로 투자가 줄고 소비력이 높은 젊은 인구가 감소하면 리스크도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은 지역은행이라는 점이 오히려 DGB금융지주의 활로가 될 수도 있다.
거미줄같이 형성된 대구경북 지역 내 탄탄한 영업망은 시중은행들이 쉽사리 범접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대구에 있는 163개 지점(전국 229개 지점)은 동사무소보다 많다는 게 대구은행의 자랑거리다.
또 캐피탈이나 증권, 보험 업종에 진출할 경우 수십 년간 대구경북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비교적 용이하게 시장 초기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대구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43%(수신 기준)에 이르는 지역점유율은 여타 은행이 넘보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구은행 측은 "대구 시민의 95%가 대구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만큼 지역민과 지역 기업의 금융 수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지주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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