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이재오… 세불리는 소장파

입력 2011-05-04 10:47:01

'2선 퇴진론'에 대한 이재오 특임장관의 첫 반응은 '분노'와 '배신'이었다.

4'27 재'보선 참패 이후 열린 한나라당 의원연찬회가 끝난 2일 밤 이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들아 가슴 속 깊이 분노가 치밀 때가 있을 것이다. 그 때 하늘을 보고 허허허… 웃어 보아라. 누군가에 배신을 당했을 때 허참 그게 아닌데… 하고 웃어 넘겨라'라는 글을 올렸다. 아들에게 보내는 형식이었지만 자신을 겨냥한 한나라당 소장파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장관이 참석하지 않은 연찬회에서는 김성태 의원이 "당을 청와대와 정부의 거수기로 만든 주류의 2선 퇴진이 필요하다. 이번 정부 들어와서 일부 그룹에 의해 운영된 면이 있다"며 '주류퇴진론'을 주장했다. 이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겨냥한 것이었다. 김성식 의원은 "친이계의 핵심 좌장에게 2선으로 후퇴하라는 소리는 안하지만 공간을 좀 열어 달라"면서 교육과학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정치현안에서 비껴 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상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이 장관에게 묻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이 장관은 3일 밤 다시 트위터에 '오늘 아침 독도는 파도 소리에 괭이갈매기 소리가 밀렸다. 파도가 바위를 몰아쳤다. 그러나 바위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외롭기는 해도 독도는 언제나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며 정부청사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바라본 '독도단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분노와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소장파들의 도발에도 '꿈쩍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대답인 셈이다.

이 장관은 4일 오전 경북 영주를 방문, 민주평통 특강을 통해 부패척결과 개헌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오후에는 강원도 원주를 찾아 연탄나눔 문화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치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지난 4'27 재'보선 운동 기간 중에 자파의원들을 두 차례나 소집, 적극적으로 선거지원에 나설 것을 독려하는 바람에 국무위원의 선거운동 개입논란을 일으켰고 야당으로부터 고발되기도 했다. 특히 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을 이틀 앞두고 안경률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의원 줄세우기에 나섰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등 이 장관을 둘러싼 구설수는 끊이지 않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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